#3 그늘진 목소리

소설 연재

by 엄태용

현수의 아침은 흐린 날씨만큼이나 침울하게 시작된다.

회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그는 창밖을 무료하게 응시하며, 무거운 생각에 잠긴다.


"왜 나는 항상 이렇게 불안할까?" 현수의 내면은 불안과 고민으로 늘 어지럽다. 깜깜한 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을 헤매는 사람처럼.


오늘은 현수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날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병원을 찾는다. 병원의 대기실은 조용하고, 은은한 조명이 긴장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킨다. 의사는 현수의 최근 상태를 묻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인다.


"요즘 들어 더욱 힘들어요. 일에 집중도 잘 안 되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요. 늘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해요."


의사는 현수에게 약간의 조절이 필요하다며, 수면 패턴을 관리할 수 있는 약물을 처방한다. 의사의 말을 신중히 듣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병원을 나온 현수는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책상에는 처리해야 할 문서가 한가득 쌓여 있다. 자료를 정리하려 하지만, 자꾸만 실수가 늘어간다.


"왜 이렇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걸까?" 현수는 자신의 능력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존재자체를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오후가 깊어가면서, 그의 우울감은 점점 더 깊어진다.

사무실의 분주한 소리도 그에게는 멀리서 들리는 울림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현수는 일을 마치고 조용히 자리를 정리한다.


자취방에 돌아온 현수는 저녁을 대충 해결한 후, 침실로 향한다. 처방받은 수면제를 꺼내 들고, 약병을 바라본다.


"이 약이 오늘 밤은 좀 더 잘 수 있게 도와주겠지."

현수는 약을 물과 함께 삼키고, 침대에 눕는다.


조용한 방 안에서, 그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되새긴다. 정신과 의사의 조언, 회사에서의 힘든 하루,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잠들기 전, 또 다른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두 발이 뻘에 처박혀있다. 좀처럼 움직일 수가 없다. 눈앞에 집채만 한 파도가 당장이라도 덮칠 듯이.


"내일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이 약이 정말 도움이 될까? 나는... 나는 괜찮아질 수 있을까?"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본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진다. 천천히. 세상의 소음들로부터 멀어진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맴돈다. 하지만 수면제의 효과로 의식은 서서히 희미해진다.


조용하고 어두운 방 안. 현수의 숨소리만이 고요히 들려온다.


밤 중, 현수는 몇 번이나 깨어난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그는 무엇이 자신을 이토록 괴롭히는지, 왜 이렇게 불안을 느끼는지를 고민한다.


"나는 왜 이럴까?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불안정한 걸까?" 그의 내면에서는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매번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려 애쓴다.


새벽 3시. 현수는 겨우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날 때, 어느 정도 마음이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소망한다.


"어쩌면,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은 더 낫겠지."


현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의 평화를 누린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이제 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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