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발 하나 겨우 뻗으면 꽉 차는 좁은 자취방. 불확실한 그림자가 벽에 물결치듯 흐른다.
현수는 이른 아침의 고요 속에서 일어난다. 이내 맞이할 하루의 무게를 예감한다. 방은 조용하다. 각 물건은 그 자체로 고독이 느껴진다. 완벽하게 배열되어 있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본다—그의 눈은 무언의 질문을 품고 있다. 넥타이의 끝을 매만지며, 자신에게 속삭인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야만 해. 이 새벽이 나에게 약속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수는 새 부서의 문턱을 넘는다. 사무실의 첫인상이 정신을 사로잡는다. 넓은 공간은 유리와 철로 마치 현대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듯 차갑고, 정교하다. 눈부신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다. 무수한 먼지들이 춤을 추듯 떠오른다. 현수의 존재를 환영하는 듯하다.
새 팀장은 현수를 빠르게 업무에 투입시킨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예리하다. 현수에게 주어진 임무는 그의 능력을 시험하는 듯하다.
"현수 씨, 이 프로젝트는 우리 부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전 부서에서 안 좋은 일로 여기에 왔다고만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여기 있는 동안만큼은 최선을 다해줄 거라 믿겠습니다."
현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책임의 무게는 그를 압도한다. 현수의 책상은 점차 산을 이루는 문서와 보고서로 가득 찬다. 매일 야근은 기본값이다.
'이 모든 업무가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아. 이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을까? 아니면, 끝내 가라앉을까...'
날이 저물어도 현수의 업무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나 둘 직원들이 떠나간 사무실은 적막하다. 현수 혼자만의 시간이 흐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심연의 소리는 그를 괴롭힌다. 현수는 짙어져 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맞서 싸우며, 불가해한 고독과 맞닿는다.
'이 어둠은 나를 감싸 안고, 나를 부정하려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빛을 찾을 것이다. 이 고독 속에서도 나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현수는 야근이 끝난 후 사무실을 나선다. 건물을 빠져나올 때 각 걸음에 생각을 담아 내딛는다. 마음은 온전히 내면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도시의 불빛들. 밤하늘 아래 차갑게 빛나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별은 빛난다. 나의 고난도, 결국 나를 더 밝은 내일로 이끄는 별빛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결국 자신을 더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 확신한다.
현수는 그 밤. 집 창가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본다. 별들이 차갑게 반짝인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물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깊은숨을 들이쉰다. 자신의 내면에 평화를 불어넣는다. 눈빛이 결연하다.
'오늘 내가 겪은 모든 것, 내가 느낀 모든 감정들이 나를 만든다. 이 모든 시련을 통해 더욱 강해질 것이다.'
현수는 오늘도 외줄 타기에서 살아남았다.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의 도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몸부림. 새벽의 끝은 오직 나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