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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징 Apr 06. 2022

아들에게 칭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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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검도를 배우고, 딸은 리본체조를 배우고, 나는 발레를 배운다.


  아들은 7살부터 3년간 태권도를 했고, 지금은 2년째 검도를 배우고 있다. 아들은 유독 마음이 여린 아이라,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 밖에서는 목소리 듣기 어려운 애라, 검도처럼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는 핑계도 만들어주고 싶었다. 다행히 아이는 운동을 좋아하고 긴다. 주 3회 검도 도장에 가는데, 매번 한 시간씩 일찍 가서 친구들과 논다. 새로운 동작을 배운 날이면, 집에 와서 무슨 동작을 배웠는지 신나서 시범을 보인다. 


  딸도 태권도 도장에 보낼 생각이었다. 아들이 다니던 도장은 이사 오기 전 동네에 있어서 이젠 보낼 수 없지만, 태권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준 곳이었다. 내 아이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잘 이끌어주시던 관장님, 엄하지만 친절했던 사범님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주셨다. 그런데 딸은 태권도는 배우지  않겠다는 거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리본체조를 배우고 싶다기에 바로 그날 체험수업을 받게 해 줬다. 딸은 2년째 즐겁게 리본체조 학원을 다니고 있다. 


  나는 오늘이 두 번째 발레수업이었다. 동작 자체가 많이 어려운 건 아니었지만, 정확하게 따라 하기는 힘들었다. 용어는 여전히 생소하고, 근육을 쓰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팔에 신경 쓰면 다리가 풀리고. 다리에 신경 쓰면 어깨가 올라간다. 그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이라, 에 돌아와서 탄듀를 몇 번씩 연습했다.


  저녁에 첫째가 둘째에게 말했다.

  "너 열심히 해야 할 걸? 엄마가 너 보다 잘하게 될 거야."

  "리본체조랑 발레는 다른 거거든?"

  "아무튼. 엄마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엄마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너 알지? 엄마가 더 잘하게 될 걸?"

  "아니거든?"

  "그래. 우리 딸이 얼마나 잘하는데. 선생님이 열심히 한다고 저번에 칭찬도 했어. 그리고 엄마는 엄마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각자 잘하는 거지,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 게 어딨어."

  "왜 동생 편만 들어!"

  "이게 무슨 편드는 거야. 그리고 너는 너대로 잘하는 거고. 모두 잘하니 최고네."


  뒤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분이 좋다. 우리 아들은 엄마를 그렇게 생각해줬구나. 들의 칭찬에 괜스레 으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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