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의 종종 가는 캠핑장에는 벚꽃길이 있다. 1박 2일 예약은 못해서 당일 캠프닉을 예약해놨었다. 꽃을 바라보며 고기를 구워 먹자며 신나서 갔는데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앙상한 가지뿐이었다. 산 속이라 햇빛이 많이 안 닿았나 보다. 저 위쪽에만 벚꽃이 피어있었다. 그래도 고기를 구워 먹고, 토스트도 만들어 먹고, 보드게임도 하고, 줄넘기도 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해가 저물고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만발한 벚꽃들이 보였다. 요즘 날이 따스하고 오늘 아침에는 보슬비가 내리더니 벚꽃들이 활짝 피었나보다. 이런, 벚꽃을 보려고 벚꽃이 안 핀 곳에 다녀왔구나. 우리는 먼 곳에서 특별함을 찾지만 때로는 바로 근처에 그 특별함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은 즐거웠으니까. 벚꽃 핑계로 또 캠프닉을 다녀왔으니까 나름 괜찮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