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봄
타츠야의 미니어처에는 어른의 순수한 시각과 언어유희가 녹아 있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본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마주한 순간, 당연하게만 여겼던 것들이 전혀 새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이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사소한 것들이 특별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지금 나를 둘러싼 이 모든 익숙함도, 언젠가 낯설게 느껴질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일까, 문득 깨닫게 되었다. 감사해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전시의 제목이 ‘다시 보는 세상’이라는 점도 마음을 울렸다. 우리는 매일 바쁘게 움직이며 비슷한 풍경을 지나친다. 학교, 직장, 집, 그리고 어쩌면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마음속 불안감까지. 설령 그것이 잠깐의 행복이라 해도,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쉽게 놓쳐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같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순간 지루했던 일상이 조금은 따뜻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브로콜리는 거대한 숲이 되고, 크로와상은 하늘을 날며, 책 속 갈피를 따라 작은 사람들이 걸어간다. 테이프가 식당이 되고, 음표 속에는 보이지 않는 행복이 숨어 있다. 그의 작품은 정교했고 - 희망을 담고 있었으며 - 결코 무겁지 않은 적당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적당함을 구현해 낸다는 건 사실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츠야는 그것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해냈다.
전시장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그의 작품들이 텅 비어버린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쩌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은 거창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조금 더 각자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보여준 ‘다시 보는 세상’은 복잡한 세상 속 작은 기적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