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NI Oct 16. 2017

우리는 서로를 부르고


부르튼 나뭇가지가 온 힘을 다해 손가락 

끝에 봄을 건져 올릴 때 

입속말로 이름을 불렀다


작게 벌린 입새로 자모음이 꾹 눌려있는 

삼음절이 흩어진다. 여기 있음을 보장하지 않는

이름을 불러내니 잠시 바람에 입김을 보탠 기분이다


물건 같은 성질의 그것은 

한 번 이상 가사를 쓰지 않는 후렴구 같아서 

단번에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든 달라붙을 수 있는 곳으로  

발아하는 공명이 가지 끝에 자리를 튼다 

마른침을 삼키며 더 큰 소리로 쏟아내

공중분해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이 소소한 작업으로 여덟 개의 자모는 

입속에서 하나의 물관을 가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름을 부르는 입술의 공기는 따뜻하다

작가의 이전글 저마다의 허전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