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의 삶.
아기를 낳기 전 내가 지향해 왔던 삶이다.
가족, 친구, 회사 모든 시간 속에서
나는 1인의 몫만 확실하게 하면 됐다.
1.2인의 몫을 하며 인정받기를 바란 적은 없다.
나는 승부욕이나 욕심도 없고, 남을 대신해 굳이 희생하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항상 주어진 내 몫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면서 나는 2인분의 삶을 살아야 했다.
기존의 나와 엄마의 삶. 엄마의 삶이란 본능만 가지고 태어난 생물을 키우는 일이었다.
아기는 졸려도 스스로 잠을 자지 못했고, 분유를 적당~히 먹는 법을 몰랐다.
아기가 울면 왜 울지? 우왕좌왕 퀴즈쇼가 따로 없었다.
엄마가 된다는 건 Lv.0에서 Lv.99까지 키워내는 일이다.
적당히 해서 될 일이 아니라 내 모든 걸 걸고 지켜내며 스스로 퀘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기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문제가 생겼다.
나는 스스로 엄마가 되었지만 남편은 스스로 아빠가 되지못했다. 내가 아빠를 만들어줘야 했다.
"분유 얼마큼 줘야 해?"
"응가했는데 어떻게?"
"아기 우는데 어떻게?"
남편은 항상 질문하고 나는 항상 대답한다.
남편은 잊어버리고 다시 질문하고 나는 또 질문하냐며 화내기의 반복.
우리 아기 낳기 전에는 세상 달달한 사이였는데 왜 이렇게 됐지 라는 생각이 들며 서글퍼졌다.
나는 스스로 엄마가 됐는데 왜 아빠는 스스로 되지 못하는가?
스스로 엄마가 된 나는 의지할 곳이 없었다. 내 아이에 대한 답은 항상 스스로 찾아야 했다.
작은 몸으로 바들바들 온 힘을 다해 우는 아기의 울음은 온 마음을 찢는다.
나는 매일 내 바닥을 보았다.
그동안 나는 꽤나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엄마로서는 정말 엉망진창이구나!!!!!!!!!!!!!
울던 아기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쌔근쌔근 잠든 얼굴을 보면 내가 살던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적막함 속에 너와 나 둘만 있는 시간. 우리에게 얼마나 이런 시간이 더 있을까?
나의 소중한 딸을 울리고 싶지 않아 졌고 더 노력해 보는 삶을 살고 싶어 졌다.
괜찮은 엄마가 되고 싶어 졌다. 너는 최선을 다해 울어. 나도 최선을 다해 엄마가 돼 볼게
우리 이제 한배를 탔어 잘해보자 까까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