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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시인 Jul 29. 2021

NPC


늘 한 곳만 응시하며 정해진 대로

언제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던 나는

어느 순간 진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순간은 네가 이 세상에 나타난 날이었다.

윤곽이 생기고 그 사이 색이 입혀졌다.

그 색은 희미하던 마음까지도 물들게 했다.


그날로부터 나는 홀로 집에 남은 강아지처럼

그저 네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왜 여태 연락은 없는 건지

왜 아직도 오지 않는지

감히 그런 생각은 할 수도 없었지만

기어코 네가 오기만 한다면

의식 너머에 달린 꼬리는 주체를 못 했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우울

사랑과 외로움 기대와 체념을

하나씩 가르쳐 준 네가

재미로 들락거리는 이곳에

나는 터를 이루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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