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을 만드는 작심삼일의 루틴
역사적인 큰 날이 지나고,
다시 작고 평범한 하루가 시작됐다.
나의 조용한 일상도
언젠가 또 다른 의미가 되어줄 거라 믿으며,
오늘 아침 요가매트 위에 천천히 앉았다.
긴긴 두 달여의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개학 첫날.
아이들은 제자리를 찾아 떠났고
나는… 시차도, 긴장도 뒤섞인 채
밤새 뒤척이다가 겨우 아침을 맞았다.
오랜만에 SNS에
조심스레 인사를 남기며
‘나, 너무 뜸했나…
한가할 때만 찾아오는 사람 같네’
하는 머쓱함도 잠깐-
돌아오는 따뜻한 답글들에
다정한 이야기로 화답했다.
예전엔 ENFJ였는데
요즘은 INTJ처럼 느껴지는 나.
참 많이 변했구나, 싶기도 하고.
긴긴 일본 생활 탓일까,
아니면 방학이 주었던 여유 때문일까.
요가 매트를 펴고 그 위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두 손을 사뿐히 양 무릎 위에 뒤집어 펼친 채,
두 눈을 감고 손가락을 오므려본다.
맞닿은 엄지손가락과 검지의 어색함을
잊어갈 때 즈음, 머릿속엔 잡념이 가득하다.
알아챈다. 내려놓기 전에 생각해 본다.
어쨌든 지금의 이 하루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을 잇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다리 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들,
지키고 싶은 다짐들을
내 무의식에 흘려보내듯 심어보려
요가 매트 위에 조용히 앉았다.
물론,
방학 내내 늘어진 내 몸은
“지금 뭐 하는 거야?” 하듯
뻐근함으로 반항했지만—
그 반항조차도 어딘가
수련 같은, 수행 같은 감각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보내는 명상 대신,
곱씹는 명상을 했다.
이 시간들이 나에게 필요함이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이렇게 몸을 일으켜
매트를 펴고 숨을 고르다 보니
그 자체로도 꽤 괜찮은 아침이었단 생각.
특별하지 않아도, 별거 아니어도
자기 자신을 돌보고 상기시켜주고,
마치 어린아이를 독립시킬 때
다정하게 계속 되뇌어 주는 것처럼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다정하게
수없이 되뇌어 줘야 한다.
새로운 시작들 앞에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중요한 건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용기’라는 걸
오늘 아침, 다시 배운다.
작심삼일도
열 번이면 삼십일이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바쁘고 무심한 날들 속에서도
나를 위한 다정한 루틴 하나쯤은
오래오래 지켜가고 싶다.
그리고 그 시작이 오늘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라고—
나 자신에게 다정하게,
조용히 그렇게 되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