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지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있다
굳이 새로워지지 않아도 괜찮은 날이 있다.
지난 한 주, 매일의 어제와 비슷한 풍경들 사이에서
매주 월요일이면 사람들은 한 주의 시작을 응원하듯
어김없이 '처음처럼'의 얼굴을 한다.
아무 일도 달라진 게 없는데,
어딘가 조금은 새로워 보인다.
커피를 내리면서도 생각한다.
이번 한 주는 어떤 하루들이 될까,
아니면 또 비슷할까.
출근길의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표정이다.
대단한 계획을 향하지 않아도, 도착지가 달라도
햇살이 비추는 길목에서 나란히,
씩씩하게 혹은 무기력하게
다들 각자만의 무언가를 향해 걷는다.
가끔은 그 안에서 옷깃이 스치고,
닫히는 문을 잠시 잡아주고,
눈인사를 나누고, 우산을 받쳐주며
작은 스침을 겪기도 한다.
그 짧은 스침은 대부분
기나긴 하루 속에 사라지지만
아주 가끔, 여운이 되어 마음에 남는다.
인연은 그런 식으로 찾아오고,
삶도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느리게, 조용하게,
마치 시간을 두고 서로의 속도를 맞추듯이.
누구는 먼저 걸음을 멈추고,
누구는 무심하게 지나간다.
때로는 지나간 줄 알았던 순간이
다시 당신을 향해 돌아오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도 누군가는
당신이 멈춘 자리로 천천히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월요일이 그런 날이면 좋겠다.
새로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걸어볼 수 있는 하루.
살다 보면 다짐보다 망설임이 더 많고,
변화보다 반복이 더 많다.
그게 나약한 게 아니라,
아마도 인간의 리듬일 것이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향해 걷지만,
사실은 그 길 위에서
자신을 되짚는다.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하늘을 보고,
조금씩 다른 마음으로
다시 하루를 견딘다.
월요일은 그래서 이상한 날이다.
늘 같지만, 늘 새롭다.
그 반복 속에서 비로소
조용히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