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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 and R Nov 14. 2016

『서평 글쓰기 특강』 – 김민영, 황선애 – 북바이북

★★☆

2016.11.9

한 줄 댓글: 글을 쓰고 싶으나 첫 문장 쓰기부터 어렵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아직 책을 마음껏 사기에는 부족한 수입이라 중고 서점에서 책을 사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나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중고서점에서 찾기가 어려웠다. 중고서점에서 찾기 어려우면 누군가 중고로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일반적인데 ‘이 책은 중고로 올라오기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거나 당장 너무 읽고 싶은 책은 새 책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 두 가지 이유에 다 해당돼서 바로 구매했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고로 올라오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고, 요즘 독후감 쓰기를 시작한 나한테 너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책은 총 여섯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째, 서평이나 독후감을 왜 써야 하는가.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의 필요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한 마디로 읽기만 해서는 그 책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으니 써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독후감에서 보다 발전하여 서평을 써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은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저자는 서평은 객관적이고 독후감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소통을 위해서는 서평을 써야 된다고 주장한다. 소통하려면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공감되지 않았다. 소통하려면 우선 자신의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평보다는 독후감을 써야 한다. 또 나는 서평이 독후감보다 더 좋은 글쓰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후감과 서평은 둘 다 책을 읽고 나서 책에 대해 쓴다는 점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 둘은 쓰는 목적이 다른 것이다.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점과 책에 대해 내가 나름대로 정리하고 싶을 때 쓰는 것이다. 반면 서평은 내 생각과 느낌보다는 책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읽을 독자들 또는 이미 읽은 독자들에게 하나의 해석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자신의 독서를 위해서 즉, 책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면 서평보다는 독후감이 더 좋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또 좋은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위한 독후감을 써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설명하려면 즉, 저자가 말하는 소통을 하려면 자신부터 충분히 이해하고 많이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서평을 쓰기 전에 독후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독서를 위해서는 독후감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서평의 한 종류인 비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넷째, 서평을 쓰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발췌→메모→개요→초고 쓰기→퇴고 등의 순서로 서평 쓰기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다섯째, 서평 쓰기에서는 초고보다도 퇴고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글을 쓰기 전에 고민하면 초짜, 글을 쓰고 나서 고민하면 타짜라는 것이다. 이 말은 초고를 너무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 쓴다는 것이다. 타짜들은 이미 그것을 파악했기 때문에 일단 쓰고 본다. 그러고 나서 퇴고에 온 힘을 들인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나는 아직 초짜다. 주제 선정부터 첫 문장 쓰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사실 예전부 ‘일단 뭐라도 쓰자.’라고 다짐도 많이 했지만 실제로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쓰라는 글을 봤다. 지금 쓰는 이 독후감도 정말 의식의 흐름대로 나열하고 있다. 분명 퇴고를 해야 되기 때문에 일단 생각나는 대로 논리가 뒤죽박죽이지만 쓰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니 독서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논리들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초고에 기록되어 있어 글쓰기가 한결 수월했다. 초고에는 말도 안 되는 것도 많다. 초고는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니 초고 쓰기가 쉬웠다. 그러고 나서 고치는 건 사실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이런 쓰레기를 브런치에 그냥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섯째, 여러 서평가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대부분의 질문이 공통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평가들의 답 중에서 하나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서평을 잘 쓰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인데 여섯 명의 서평가가 모두 똑같은 말을 한다. 많이 쓰란다. 연습만이 잘 쓸 수 있는 길이라고. 질문자가 서평 쓰는 팁을 원해서 한 질문인지 이런 진부한 대답이 곧 자신에 대답이고 강조사항이기 때문에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생각한다. 질문자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평가들에게 질문해도 이런 뻔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뻔한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으며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것을 독자들(작가가 될)이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생각으로 일단 쓰자. 초고를 완벽하게 쓰려고 하는 것보다 쓰레기인 초고를 고치는 게 훨씬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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