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까꿍

by 달하

아가가 17개월이 되었다.

이제 제법 "똑똑똑"의 기능을 알고 두 눈에 손을 댔다가 떼며 "까꿍"놀이도 재미있게 한다.

아가는 어쩌다 똑똑똑에 빠져들었을까.


문을 똑똑똑 두드리면 문과 문 사이 공간이 열리고, 엄마를 똑똑똑 두드리면 엄마가 활짝 웃으며 자신을 바라본다. 아가에게 똑똑똑은 곧 나와 다른 세계 또는 나와 다른 사람과의 연결의 시작이다. 두드리면 열릴 때까지 온갖 문을 두드리고 다닌다. 문이 너무 열리지 않으면 엄미야? 하고 외쳐도 본다. 그런 그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을 이가 없다.


엄마아빠를 똑똑똑 두드리고 난 후에는 영락없이 "까꿍"이 이어진다. 고개를 제법 옆으로 쏙 내밀기도 한다. 어느 날 아가가 양쪽 눈을 감고 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제법 오래 있다가 "까꿍"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있다.


눈을 감고 손으로 눈을 가린다-엄마 없다.

눈을 뜬다-엄마 있다.


아가는 잠깐 누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울지 않을만큼 컸고, 눈을 감아 엄마가 눈앞에서 사라진다 해도 엄마는 그곳에 있음을 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 아가는 두렵지 않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재미있는 까꿍 놀이만 남는다.


나도 아가처럼, 똑똑똑과 까꿍을 해나야겠다.

어쩌면 아가는 나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찾아왔나보다.

자고 있는 아가발을 간질간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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