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와!"
"엄마, 대게 먹을 거야?"
"할머니가 우리 먹으라고 보내신 거야."
"안 돼. 안 먹을 거야. 내 친구야."
"가람이가 많이 속상하고 슬펐구나.
아빠도 어릴 때 그런 적이 있어."
사랑해야 하는 이유 / 문정희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