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무겁고 마음이 어두워질 때

by 달리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오기 직전에 무겁게 깔리는 저기압의 날씨에는 몸이 무거워 이부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다. 게다가 지난주부터 감기와 장염을 번갈아 앓은 두 아이들을 집에서 보며, 아이들이 잠든 밤에는 논문까지 쓰느라 무리를 해서인지 몸과 마음이 더 힘들었다. 감기 증상이 사리진 두 아이들의 아침과 어린이집 가방을 겨우 챙겨서 오랜만에 어린이집에 보내고 침대에 누웠는데, 목이 부어오르며 몸에 열이 올랐다. 까무러치듯 그대로 몇 시간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 온 몸에 식은땀이 가득했다.


점심이 지난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귀리 우유 한 잔을 데워마셨다. 아침을 먹은 흔적과 밀린 빨래 더미와 설거지가 눈에 들어왔다. 남은 음식이 말라 붙어있는 그릇들을 싱크대에 넣어 불리고, 빨래를 하나씩 개고 분류하다 보니, 마음이 한결 가지런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잠시 시간이 남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며칠 전부터 끌렸던 티라미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기분을 끌어올리다.'라는 뜻이라는 것을 들은 후로, 기분이 처지는 날엔 티라미수가 더 생각이 난다. 그리고 실제로 몸과 마음이 무겁고, 굳어있다 느껴질 때 뜨겁고 포근한 우유 거품이나 달달하고 부드러운 것들로 그것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누워있던 자리를 박차고 나올만한 작은 목표를 가지고, 그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고이고 정체된 것들이 다시 움직이고 풀려나가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일부러 집과 조금 먼 곳에 있는 카페를 찾아 걸어갔다. 가는 길에 영화 '트롤'에 나왔던 True colors라는 노래를 찾아서 반복해서 들었다. 그리고 최근 힘든 마음을 나누어주었던 친구에게 노래와 함께 메시지를 보냈다. 아래 영화의 장면에서처럼 어둠에 빠져있는 친구의 두 눈을 보고, 두 손을 잡고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간 여러 일들로 긴장하고 고단했던 나의 몸과 마음도 토닥여주었다. 그 진심이 전해졌는지, 다시 몸마음에 힘과 빛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True colors' - 영화 '트롤' 영상



You with the sad eyes
슬픈 눈을 한 그대여
Don't be discouraged
좌절하지 말아요.
Oh I realize It's hard to take courage
용기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아요
In a world full of people You can lose sight of it all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한 순간에 아무것도 안 보일 수 있어요.
And the darkness inside you Makes you feel so small
그리고 당신 안의 어둠이 당신을 작게 만들 수 있어요.
But I see your true colors Shining through
하지만 나는 당신의 진정한 색들이 빛나고 있는 것이 보여요.
I see your true colors And that's why I love you
나는 당신의 진정한 색들이 보이고,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So don't be afraid to let them show Your true colors
그러니 당신의 진정한 색들을 보이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 말아요.
True colors are beautiful, Like a rainbow
진정한 색들은 마치 무지개처럼 아름다워요.




이처럼, 나의 몸이 무겁고, 마음이 어두워질 때, 내가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위로를 전하며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이는 더 이상 내 마음 같지 않은 외부의 반응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언제든 나의 편이 되어 나를 격려하고 돌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서 있을 때, 다른 이들에게도 언제든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 노래의 뒤에 나오는 가사처럼 '이 세상이 나를 미치게 하고, 참기 힘들 만큼 참았을 때에도, 언제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전화할 수 있는' 누군가가 세상에 있다면, 삶은 견딜만한 것이 된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이들과 잠자리에 누웠는데, 둘째가 나를 보며 얘기한다.

"엄마가 없었다면 세상이 더 안 예뻤을 거야."


이렇게 나를 소중하게 바라봐주는 아이들이 있어 삶의 고단함이 녹아내린다.


이처럼 매일, 매일, 어떤 날씨와 상황이 오더라도 내 안의 어둠을 빛으로 밝히고, 내 안의 다양한 색들을 피워내며, 다른 이들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비춰주는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일은 더 밝고, 따뜻하고, 가벼운 날이 펼쳐질 것을 희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