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아. 걱정 말고 다녀와.
엄마가 나에게 하루 휴가를 주겠다며 지방에서 올라왔다. 냉장고에 먹을 게 하나도 없어서 김치찌개라도 끓여드리고 나서려는데, 엄마가 오늘만큼은 남의 밥 걱정하지 말고 네 일만 하다오라고 했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매일 혼자 외로운 밥 먹어보고 나서야 내 엄마 밥 챙길 생각을 한다. 그마저도 괜찮다는 엄마 말에 못 이기는 척 그만두는 딸. 아무래도 나는 내 엄마가 가장 미안하고 가장 고맙다.
도리어 내가 엄마가 만들어준 토스트 먹고 아이들 맡기고 나설 준비를 했다. 현관문에 서서 “엄마...”하고 불렀더니, “다 알아. 걱정 말고 다녀와.” 엄마가 말한다.
우린 늘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밖을 나섰다. 바깥에는 이렇게나 날이 좋은데 훌쩍거리며 걸어가는 애엄마가 하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