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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수리 Mar 09. 2019

둘러보니 모두가 울고 난 얼굴이었다

너무 좋아서 적어두는 오늘 밤

<마음 쓰는 밤> 다섯 번째 밤 : 진솔한 마음

우리에게 주어진 한 시간.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소중한 사람, 나를 스쳐 간 사람, 혹은 이제 만날 수 없는 사람. 누구라도 좋습니다. 끝내 보내지 못하더라도 나의 진솔한 마음을 씁니다.




오늘 마음 쓰는 밤,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좋았다. 녹취라도 해둘 걸 후회가 들 정도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웃기도 많이 웃었다. 이런 충만한 감정을 여럿이 같이 느끼고 나눌 수 있어서 고마웠다.


멤버들 글이 전부 다 좋았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았는데, 편지라는 글 자체가 손으로 쓰는 가장 솔직하고 개인적인 글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 너무 개인적인 것 같아서. 이런 이야기 사람들이 지겨워할 것 같아서.'라며 주저하는 이들에게 그냥 쓰고 싶은 글들 마음껏 쓰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솔직한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할 때, 솔직한 나의 감정을 꺼내기 시작할 때, 누구 하나 작가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 하나 아름답지 않은 사람도 없다.


모임이 끝날 때쯤, 둘러보니 모두가 울고 난 얼굴이었다. 부끄럽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의 구절로 오늘 밤을 기억하고 싶었다.


사람은 모두 울고 난 얼굴
울음과 울음
사이에 생활이 있고
생활과 생활 사이에 울음이 있다

- 이상협. '저절로 하루'




@suri.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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