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같은 소소한 안부들
엄마가 되어보니 ‘돌봄’이라는 행위는 모르고 지나쳤던 생명의 소중함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우쳐주는 과정이었습니다. 간절함이 원동력이었던 엄마 작가들의 글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까지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있습니다. - 고수리
도토리 같은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다람쥐가 먹으려고 땅속에 묻어두고선 깜빡 까먹은 도토리들이, 겨우내 땅속에 있다가 싹이 나고 나무가 되고 참나무 숲이 된다지. 행복했던 하루도 앞으로의 많은 날들에 묻혀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깜박 잊어버리고 불평하며 살지도 모르고. 그렇다 해도 도토리 같은 작고 귀여운 소소한 날들이 우리를 살게 할 것임을 안다. - 고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