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 달콤하다_

콧구멍을 타고 훅 들어오는 숲 냄새

by 꽃마리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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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7시면 정신은 맑아진다. 그런데 눈은 뜨고 싶지 않다. 평일에 부지런히 생활했으니까 더 자야 해!! 하는 나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늘어지게 누워 있다고 해도 일어나면 나태함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밥하기 싫어서 짜증 내고, 아이들에게는 화내고, 언젠가부터 이건 아니야. 어떻게 하면 좀 더 주말이 행복할까를 고민했다.


역시 명상의 효과인 걸까? 몸을 움직여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나의 내면이 움직인 것이다.
그래서 아침 8시에 일어나 눈곱도 떼지 않고 겉옷을 입는다. 아이들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게 하고, 나는 가까운 공원으로 향한다. 한 시간 공원을 걷고 또 걸으며, 우울한 날은 우울한 나를 달래며 위로해주고, 행복한 날은 한없이 행복한 기분을 또 만끽하기도 하고 길거리를 운동삼아 그냥 걷는 것은 무료하고 재미가 없지만, 자연과 같이 숲길을 걸을 때 느끼는 그 충만함은 그냥 걸을 때와는 차원이 다름을 산을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 콧구멍을 통해 훅 하고 파고드는 숲 냄새가 난 참 좋아. 쌓인 낙엽더미에서 나무들 잎에서 흙에서 모든 게 어우러진 그 냄새가 너무 좋아. 코로 한껏 들이마시는 숲 냄새에 내 몸이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새소리, 목을 타고 지나는 바람, 초록이 주는 안도감, 나무들 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태양빛에 두 눈을 감는 그 경이로운 순간, 열매가 꽃이 주는 기쁨까지...


모든 게 거기에 있어서 나는 숲이 좋다.

그래서 달라진 게 뭐가 있을까?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고, 밥맛도 좋고, 짜증 낼 일도 없어졌다는 것, 활기가 있고 생기가 있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많이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아침 산책하며 주어온 가을.꽃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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