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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북스 김희영 Oct 29. 2022

아이가 혼자 할 줄 아는 게 많아질수록

엄마는 기쁘고 슬프다.

"내가 할래! 으누가 할래!"


요즘 들어 부쩍 뭐든지 혼자 하겠다는 아이. 옷도 혼자 입고, 양말도 혼자 신고, 신발도 혼자 신겠단다. 


엄마가 도와주면 금방 할 것을... 혼자 하겠다는 아이를 가만히 기다려준다. 어설픈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혼자 힘으로 해낸 아이는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으누가 혼자 해냈어요!' 하는 뿌듯한 얼굴로 칭찬을 기다린다.


"우와! 우리 으누 대박!! 5살 되니까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최고 최고!"


아이를 안고 부비며 뽀뽀를 퍼붓는다. 엄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던 작디작은 아가가 이제는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엄마의 도움보다는 혼자서 해내는 성취감이 더 좋구나. 언제 이렇게 컸을꼬.


기특하고 기쁜 마음도 잠시, 이내 섭섭한 마음이 밀려온다. 아직은 엄마가 더 해주고 싶은데, 다 해주고 싶은데... 이제는 한 발 물러서서 너의 도전과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구나.








으누는 아직 잠자리 분리를 하지 않았다. 퀸사이즈 매트 2개를 펴고 한쪽에는 엄마와 달콤이(반려견), 다른 쪽에는 아빠와 으누가 같이 잔다.


그리고 침실 한쪽에는 잠자리 독서를 할 수 있는 책꽂이가 있다. 편하게 책 읽는 공간으로 싱글매트 하나를 깔아 두었다. 그곳에서는 책도 읽고, 장난감도 갖고 놀고, 신나게 뛸 수 있는 공간이다.


즉, 우리 집 침실에는 퀸 매트리스 나란히 2개와 약간 떨어진 곳에 싱글 매트리스(놀이용)가 있다.


당연히 엄마 아빠 옆에서 자던 으누는 어느 날부터인가 싱글 매트리스에서 혼자 자기 시작했다. 놀다가 졸리면 저 혼자서 베개와 이불을 세팅하고, 애착 인형 토순&토봉이와 함께 잔다. 더 이상 엄마 아빠 옆으로 오지 않는다.


"으누야, 엄마 아빠 옆에서 같이 자자!"

"싫어요~. 으누는 혼자 잘 수 있어요!"


또박또박 혼자 자겠다고 말하는 아이. 얼마 전부터 사달라고 조르는 2층 침대를 사줘야 하나, 잠자리 분리를 위해 침실을 따로 만들어줘야 하나... 생각이 많아진다.







나의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님은 항상 강조하신다. 육아의 본질적인 목표는 '분리와 독립'이라고.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독립되는 단계를 여럿이 있단다. 

1. 이유: 모유로부터 떨어지는 시기 (분리 리, 젖 유라는 말에 놀랐다)

2. 걸음마: 부모로부터 멀어져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기

3. 잠자리 독립


아... 우리 으누는 벌써 세 번째 단계에 들어갔구나. 혼자만의 힘으로 그 힘든 걸 해내고 있구나. 부모의 안전한 품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아갈 준비를 다 마쳤구나. 더 이상 내가 생각하는 만큼 어린아이가 아니구나.


5살인데도 기관에 다니지 않아 어린아이처럼 보이는데, 우리 으누는 엄마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큰 아이로 자라고 있구나.


우리 으누의 독립의지가 기쁘고 기특하다. 아직 엄마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만 꾸욱 참고 기다려준다. 우리 으누의 도전과 시행착오를, 그리고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는 그 시간들을 엄마는 묵묵히 응원해준다.


조금은 섭섭하지만, 조금은 슬프기도 하지만! 부모로부터 잘 분리해 나가기를. 잘 독립해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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