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신문을 본다. 경제 공부를 하기 위해서다. 10~20분 사이에 빠르게 스캔하고 관련 기사만 골라서 정독한다. 평소에는 경제면과 부동산면의 기사 위주로 본다.
하지만 오늘은 그 외의 다른 면에서 한참 마음이 머물렀다. 튀르키예 지진 관련 기사. 무참히 무너진 건물 더미 사이에 조그마한 아이의 손이 나와 있다. 초점이 없는 눈으로 한 남자가 손을 잡고 가만히 앉아 있는다. 내 아이가 그 안에서 죽어감이 느껴지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할까. 한참을 울었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8천 여명이라고 한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 내가 지구 반대편에서 어제와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이 죄스러울 만큼 참담하다.
매일 아침 감사일기를 쓴다. '오늘 하루도 평범하게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밤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 아이가 무탈함에 감사합니다.'
평소와 비슷한 문장들이지만 오늘은 더욱 힘을 꾹꾹 눌러서 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이 오히려 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내 하루가 오늘의 기적이듯, 지구 반대편의 난리 속에서도 기적이 일어나길 조용히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