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약방서가 Jan 12. 2023

내일 죽을지라도 오늘은 영원히 살 것처럼

5AM 클럽 by 로빈 샤르마

차림새는 비렁뱅이 같은데, 비싼 시계를 차고, 말끝마다 제트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하는 정체 모를 남자가 말을 건다면?!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강연장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다음날 새벽 5시에 만날 약속을 잡는다면?!


낯선 곳에서는 내적 경계경보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의심 많은 내향형인 나라면 절대, 결코, 따라나서지 않을 텐데 이런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마음도 넓고 모험심도 상당하다. 회사를 빼앗기기 직전인 사업가와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전형 같은 화가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자기 계발 도서에서 빠지지 않는 미덕인 “신뢰”와 “절실함”을 초반 짧은 에피소드에 녹여 건네어 거부감 없이 몰입할 수 있게 해 준 셈이다.


아침을 지배하라. 인생을 발전시켜라.

자신의 분야를 선도하고 싶다면 일에서나 인간적인 면에서나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억만장자가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최상의 삶이 아닌 대충 사는 삶을 살고, 독창적인 삶이 아니라 모방하는 삶을 사는 소심한 영혼이 아니라 매우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 아침일까? 나는 타고난 아침형 인간이라 20대 초중반에는 손해가 막심했다. 남들 다 가는 클럽에는 발걸음도 못했고, 저녁 약속 자리에서도 열시면 이미 뇌가 정지됐다. MT 같은 자리는 정말 최악이었다. 즐거운 저녁은 나와 거리가 먼 일이라 재미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즈음, 기막히게 <미라클 모닝>이 유행하며 졸지에 아침형 인간이라 칭송을 받게 되었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가끔 왜 굳이 아침이어야만 하는가 의구심이 들 때는 이십 대의 나를 떠올린다. 


왜 아침이냐 묻는다면, 물론 저녁에는 더 재미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더하여 하루를 다 보낸 후에도 생산적일 기력이 남아있는 사람은 더 이상 자기를 ‘계발’할 거리가 없는 초인인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아침을 ‘방해받지 않는, 몰입 가능한, 자기만의 시간’이라고 강조한다. 대개는 가족들도 일어나기 전이니 아침 시간, 특히 새벽 5시라면, 나만 잘하면 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헬스셋, 마인드셋, 소울셋, 하트셋- 20/20/20 법칙

'가능성의 심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죠. 그들은 매일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지도합니다. 생각이 현실을 만드는 법이므로 마음 자세를 개선하여 삶을 개선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마인드셋의 교정은 자기 연마를 향해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조치이며, 자기 연마는 외형적 측면에서 전설적 존재로 성장하게 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선생님은 마인드셋의 개선은 자기 연마 과정에서 25%의 역할밖에 못 한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이 부분에서 실소를 터뜨렸음을 조심스레 고백한다. 맞는 말이다. ‘긍정적인 마음을 먹는’것 만으로는, ‘할 수 있다고 믿는’것 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러니 아침에는 집중적으로, 고요하게, 하루동안 열심히 살아야 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주장에도 십분 동의한다. 모든 분야를 균형 있게 세팅하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 활동이다.


20분: (격렬한) 운동- 숨이 찰 정도의 운동으로 시작한다.

20분: 숙고- 일기, 명상, 기도, 묵상, 그리고 계획

20분: 성장- 목표검토, 독서, 기타 공부 등


반드시 20분씩으로 제한할 필요도 없고 순서도 개인에 맞춰 조정하면 되지만, 첫 활동을 격렬한 움직임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만은 규칙이다. 운동이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인 코르티솔을 낮춰주고, 운동 직후 연결된 활동에서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고, 책에도 언급된다.

해야 할 것만큼이나 하지 않아야 할 것도 중요한데, “일어나자마자 메시지나 SNS를 확인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가 새벽 5시를 강조하는 이유는 방해가 없는 몰입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저녁형 삶을 살다가 하루아침에 새벽에 일어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66일, 3단계에 걸친 적응기를 이야기했는데, 참고만 하시면 좋겠다. 66일이 아니라, 100일 또는 1년이 지나도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다. 또, 아침에 사부작거리며 책이나 읽던 나 같은 사람은 일어나자마자 격렬한(?) 운동을 한다는 것에 저항감이 심했다. 초반에는 이 때문에 꽤 자주 ‘자아 고갈 상태 (ego-depletion)’에 빠지곤 했는데, 그럴 때는 과감히 운동을 쉬었다. 책에서도 ‘자기 통제 근육의 휴식과 회복’이 핵심이라 언급했듯이, 스스로의 자기 통제 근육을 잘 지키고 다듬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새벽부터 움직이다 보면 “모든 변화가 처음에는 힘들고, 중간에는 혼란스러우며, 마지막에는 아름답다”는 말이 심금을 울릴 지경이다. 혼란의 중간지대에서 흔히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게 마련인데, 그 지점만 잘 통과하면 몰입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길.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 같은 삶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의 코어 (중심) 찾기

아침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은 비범한 사람들의 주요 기술입니다. 이른 아침 시간을 훌륭히 활용하는 것은 일에서의 명성과 개인적 위대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깊은 내면의 평화에 잠겨야 합니다. 복잡한 일이 들이닥치고, 온갖 책무로 정신없어지기 전에 자신을 위한 평온한 시간을 가지세요. 고요함을 음미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자신이 충실히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해 신중하게, 집중해서 생각하세요.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도 생각하세요. 전설적인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지금, 오늘 하루를 위대한 날로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세요.

나심 탈레브는 <블랙스완>에서 극도로 적은 확률의 잠재적 리스크가 불러올 수 있는 재앙을 경고한다. 로빈 샤르마는 그에 준하는 리스크를 주가 폭락이 아닌 총격전으로 보여주었다. 인생은 짧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내 삶을 뒤흔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를 나로 살아남게 하는 중심을 찾는 것”이 새벽 5시를 강박적으로 보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최대의 효과가 아닐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보낸 오늘 하루가 모여 성공으로 이어진다.”


세계적 수준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인생은 너무 짧으니 자신을 최대한 멋지게 대접해야 합니다. 자신을 잘 보살필수록 다른 사람, 일, 돈, 세상과의 관계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외적 대상과의 관계는 자기 내면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내일은 약속이지 사실이 아닙니다. 매일 아침을 즐기고 지구에서의 하루하루를 감사히 여기세요. 대담하게 모험을 하면서도 상식적인 대비책을 마련해두세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생활하는 동시에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세요. 그래서 최후의 날이 왔을 때, 내면에 갖추고 있는 전설이 될 능력을 당당히 증언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하세요.


짧은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최선을 다해 잘 보내는 것, 보너스와도 같은 내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것, 그러면서도 세상의 흐름에 초연하고 나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 이렇게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하다 보면 결국은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이해했다. 성공이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혹시 돈이라면 돈도 따라오지 않을까? 일단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참고하면 좋은 작가 웹사이트]

https://www.robinsharma.com/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운동화를 신은 뇌> 존 레이티, 에릭 헤이거먼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앤디 퍼디컴




매거진의 이전글 책벌레, 읽기에 관해 쓰기로 결심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