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이 National South Carolina day였는데요. 저는 마침 친구들과 South Carolina에 있는 Charlston에 다녀왔습니다. 1년 만에 떠난 Girl’s trip이었는데요. 오랜만에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맛난 것도 먹으러 다니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 친구들은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만난 아들 친구 엄마들이에요. 꼬꼬마였던 아들들이 이제 어느새 대학을 앞둔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그 과정들을 함께 지켜본 친구들이라 마음도 통하고 공감대가 있어서 오랜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 girl’s trip 때 한국 마스크 팩을 함께 했었는데 미국 친구들의 얼굴에 올린 한국 마스크팩은 얼굴을 다 감싸고도 여분이 많이 남았는데 코 부분에서는 한국인 얼굴형에 맞춰진 마스크라 턱없이 부족해서 모두들 깔깔깔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엔 한국에서 동생이 보내준 콜라겐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파우더를 제가 가지고 갔죠. 저녁에 제 호텔 방에 모여서 침대에 누워 물과 콜라겐 파우더를 반죽한 팩을 얼굴에 올리는데 미라처럼 새하얗게 된 얼굴을 서로 바라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제가 반죽을 입술에도 올려서 눈만 빼꼼히 내놓아서 말도 못 하는데 뭐라 뭐라 손짓을 하며 또 까르르 웃고 그 모습에 또 까르르 웃으며 우리는 마치 쇠똥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난다는 십 대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남부에서 제일 큰 노예시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찰스턴의 슬픈 역사도 버스 투어를 통해서 배우고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예전 건축을 그대로 보존하고 보존된 건축물 앞에는 동그란 메달로 표시를 한다고 해서 그 메달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너무나 친절한 사람들이었어요. 어딜 가나 미소를 머금은 친절한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공짜 셔틀 시내버스를 탔을 때 만난 남학생이 기억에 남는데요. 우르르 무리로 함께 탄 우리 중 한 명이 서 있었는데 자리에 앉아있던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 무리 중 한 남학생이 자리를 제 친구에게 양보해 줬어요. 친구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한사코 양보를 해서 우리는 함께 다 같이 앉아 있을 수 있었는데요. 버스에서 내린 우리에게 차창 너머로 손을 흔들어서 우리도 반갑게 작별인사를 나눴는데요. 그 남학생이 두 손을 모아 하트를 만들어서 보내주는 거예요. 너무 귀엽고 반가워서 저도 하트를 답례로 만들어 날려줬는데요. 아마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 학생인 것 같아요.
친절하고 상냥한 남학생의 손하트로 우린 또 한참을 웃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찰스턴에 남기고 왔습니다.
아들이 7살 때 만난 우리들은 어느새 17살이 된 아들들을 키우며 함께 웃고, 함께 걱정하고, 함께 응원하며 10년을 보냈는데요. 여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우며 2년 후에는 모두 함께 한국에 가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아들들이 대학생이 되어 모두 흩어져도 엄마들의 우정은 흩어지지 않고 지금처럼 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