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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라스 Jasmine Oct 13. 2024

노벨 문학상 한강 작가 특집 라디오 방송 10.14 월

쟈스민의 기분 좋은 날 방송 대본을 꽊꽉 채우게 해 주신 한강 작가님!



쟈스민의 기분좋은날 10/14  오프닝 외 한강 작가 특집 방송 대본


지난주에 한국이 떠들썩했죠. 바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 때문이었는데요, 드디어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이 나오다니, 그것도 아시안 여성작가로는 최초의 상이라고 하니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데요. 한글날 다음날 수상소식이라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한강 작가는 아들과 저녁 식사 중에 노벨 문학상 수상소식을 전화를 통해 들었다고 하는데요. 그 순간이 얼마나 벅차고 감격스러웠을지, 당사자가 아닌 우리들도 이렇게 온몸에 전율이 이는데, 한강 작가는 어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데요.


한강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서촌 골목길에 있는 책방, ‘오늘’은 노벨상 수상 이후 당분간, 휴점을 한다는 공지가 떴지만, 전국에서 몰려든 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다고 하는데요. 서점 앞에 축하 꽃다발이 한가득 놓여있더라고요.


한국의 교보문고와 예스 24, 알라딘 온라인 서점들은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려는 독자들로 인해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수상 발표 하루 만에 한강 작가의 작품이 3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정말 한국이 노벨 문학상 소식에 잔치 분위기인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 채식주의자가 우리나라 작가 최초로 맨부커 상을 받았을 때 읽었는데요. 읽기 너무 힘든 내용이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 마음이 참 무겁고 복잡했었는데요. 이번 노벨 문학상에 큰 역할을 한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책을 사려고 서점에 전화를 했더니 역시 품절, 예약주문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수상 직후에 KBS STAR TV 인물사전의 김창완 님과의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직접 읽어주었는데요. 목소리가 정말 차분하고 가냘프면서도 맑은 소녀 같았어요. 김창완 님의 말씀처럼 작가가 읽어주니 내가 읽었을 때보다 뭔가 더 가슴에 콕하고 와닿더라고요. 김창완 님의 주인공 영혜 남편이 영혜와의 첫 만남을 서술하는 장면을 읽어주었는데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단발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가장 단순한 디자인의 검은 구두를 신고 그녀는 내가 기다리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힘 있지도 가냘프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읽고는 갑자기 한강 작가의 신발을 보셔서 한강 작가를 당황하게 만드셨는데요. 


아니 인상착의가 너무 똑같아서


하시면서요.


정말 그날  한강 작가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단발머리에 까만 신발을 신고 계셨거든요.

한강 작가는 실제로 4년 동안 채식주의자로 살았다고 하는데요. 김창완님도 시골에 놀러 가셨다가 귀여운 돼지 두 마리가 우리에서 노는 걸 보고, 이건 먹이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당장 그날 저녁부터 채식주의자가 되셨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같은 화면을 보고 나면 한강 작가는 토하고 며칠 동안 힘들어한다고 하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의 소설에서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폭력을 묘사하는데요. 자신이 끔찍해서 못 견디게 힘든 장면을 작가로서 어쩔 수 없이 표현해야 하는 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극복해야 할 사명 같은 것 같더라고요.


한강 작가의 아버지 역시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작가 한승원 씨로 최초로 부녀가 함께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 기록도 있더라고요.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 동화작자로 활동하고 있고 남동생 한강인 씨는 소설과 민화를 그리는 작가, 남편은 문학평론가이자 경희사이버 대학 교수인 홍용희 교수입니다.  정말 한가족이 똘똘 뭉쳐 작가인데요. 어려서부터 집에 책이 잔뜩 쌓여 있어서 늘 책을 읽으며 자랐다고 하니 작가로서의 최적의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영어를 잘해서 아버지는 영문과를 추천했지만 소설가를 선택해서 연세대 국문학과에 수석으로 입학을 했습니다. 1970년생인데 재수를 해서 89학번이라고 합니다.


한강 작가는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로 등단한 뒤 1994년 서울 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데뷔했습니다. 원래 아이를 가지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남편이,


 아이에게 빗소리도 들려주고, 수박도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라는 설득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해요. 남편분도 문학도여서인지 참 낭만적이시네요.

한강작가는 서울예대에서 강의를 수년 했었는데 학생들은 그녀가 섬세함과 카리스마가 있는 교수라고 평을 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인터뷰를 봤는데 기자에게서 전화로 노벨문학상 소식을 들었고, 그는 인터넷에서 잘못된 기사를 읽고 전화를 거는 거 아니냐며 처음엔 믿지 않으셨다고 해요. 워낙 노벨 문학상이 나이가 지긋한 작가들이 받다 보니, 50 중반의  딸이 노벨상을 받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셨다고 해요.


한강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터 상 수상,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9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터 문학상, 2023년 작별하지 않는다로 매디치 외국문학상, 2024년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의 문학상이란 문학상은 휩쓸었는데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번역가의 힘도 컸던 것 같아요. 캠브리지대 영문과를 졸업한 번역가 데모라 스미스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2010년부터 한국어를 6년 동안 독학했다고 해요.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에서 한국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치며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는데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라는 작품에 매료돼, 번역은 물론 유럽 현지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고 합니다.  번역을 잘 한 이유가 바로 한국학 박사 과정을 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죠. 한국이름도 지었는데 데보라에서 '보라'를, 대장장이라는 어원을 지닌 스미스에서 김(金)을 가져와 김보라라고 하네요.


그녀는 2016년 채식주의자를 번역하면서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사렸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요. 같은 해 영국의 맨부커상을 한강과 공동 수상해, 그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알린 주역으로 꼽힙니다. 그녀는 2015년 Tilted Axis Press라는 아시아, 아프리카 현대문학에 특화된 독립 출판사를 설립했는데,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번역 문학의 엄청난 승리(a huge win for translated fiction)"라고 기뻐했습니다.


데보라 스미스는 이예원과 함께 지난해 한강의 2011년 작품인 '희랍어 시간'을 공동 번역하기도 했는데요.  내년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을 앞둔 '작별하지 않는다'도 공동 번역했다고 합니다. 내년에 영어로 번역된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한강 작가는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강을 처음 알게 된 사람이라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작별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자전적 소설 ‘흰’과 채식주의를 추천했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강 작가는 평소 노래를 즐겨 듣는데, 제주 4.3 비극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 집필 당시 자신의 곁에 있어 준 노래도 소개했는데, 초고를 쓴 뒤 택시를 탔는데, 악뮤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가 흘러나왔는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마지막 부분 가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고 하는데요. 바로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


라는 가사인데요.  그녀는  “바다가 다 마르는 건 불가능한데 그런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갑자기 사연 있는 사람처럼 택시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도 소설의 배경이 된 제주도를 떠올리기 위해 제주 자연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조동익의 룰라비(Lullaby)를 들으며 제주에 간 것처럼 느끼면서 글을 썼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안드라 레이의 Rise Up, 김광석의 나의 노래, 오혁이 부른 ‘월량대표아적심’, 아르보 페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 등도 그녀의 플레이 리스트에 있다고 합니다.


한 강 작가를 택시에서 울게 한 노래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너를 사랑하는 거지가 현재 역주행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지금 감상하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m3DZsBw5bnE


PS; 이날 선곡은 모두 한강 작가의 플레이 리스트로, 다음날 화요일 책 읽어주는 여자 코너는 채식주의자를 소개하기로 했다. 늘 오늘 라디오 대본은 뭘쓸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는 내게 한강 작가님은 이틀치의 쓸거리를 주셨다. 감사하게도!


참고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042912?sid=102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730709?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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