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데 왜 뛰어? 가 아닌 뛰는데 눈이 왔던 거다.
오늘 같은 겨울 아침에 출근하면 종종 듣는 말, “오늘도 뛰었어?”
“요즘 같은 날도 달려?”
겨울에도 달리기를 하냐는 물음에 답할 때마다 놀라는 반응에 나만 너무 유난스럽게 추위에도 뛰어다니는 걸까 하고 멋쩍어진다.
그래, 겨울에도 뛴다. 달려야 한다는 무거운 결심에 결심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자연스럽게 나가고 있다. 졸리면 나가서 뛰면서 졸면 된다. 추워도 출근하고 등교하고 밥먹는 것과 같이, 하루를 특별하게 시작하는 마법의 주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겨울달리기의 매력은 바로 덥지 않다는 것. 그렇기에 더 산뜻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추운 겨울아침에 더위를 논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사실 달리기는 더위와 땀과의 기세 싸움이기 때문이다.
여름날의 후덥지근한 달리기는 운동복을 벗어 던지고 싶을만큼 끈적거리는 더위와 함께 뛰어야 한다. 조금만 뛰어도 숨이 턱턱 막혀서 체력 소모가 크다.
하지만 겨울은 다르다. 여러 겹을 겹쳐 입어도 답답하지 않다. 처음 한바퀴는 너무 추우니 살살 뛰게 되고 자연스럽게 워밍업이 된다. 겨우내 움츠렸던 꽃이 물을 맞을 때처럼 개화하게 된다.
그리고 두 바퀴는 속도를 부친다. 혹시 찬 공기가 입으로 들어올까봐 조심조심하면서 다리를 훌쩍 디뎌 본다. 조금 훈훈해지면서 몸이 풀린다.
세 번째 바퀴는 내가 원하는 속도로 기름칠 된 몸으로 달릴 수 있다. 송글송글 땀이 맺히지만 덥지 않다. 추위를 잊게 된다. 이 순간 가장 행복한 몸이 된다.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뛸 수 있다. 헉헉거리는 숨에 찬 공기가 들어오면 반갑다. 더 들이 키고 싶어 숨을 훅! 그리고 후! 발바닥으로 내뿜는다.
추위와 걷고 눈과 달리고 아침을 맞이하면 어느새 귀 밑의 땀이 얼어있다.
큰 숨 한 번에 폐까지 차는 차가운 공기에 기분이 좋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패딩입은 사람들 틈에서 가벼운 차림을 한 내가 괜시리 멋있는 것 같다. 꾹 눌러쓴 모자와 장갑들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뛰는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좋다.
난 겨울에도 뛸 수 있거든. 단 5분만 춥지, 그 뒤는 놀라우리만큼 멋진 상쾌함이 있거든.
눈이 오는데 왜 뛰어? 가 아닌 뛰는데 눈이 왔던 거다.
이쯤해서 알아보는 겨울러닝 깨알팁 4종 세트
1. 겨울러닝은 장갑과 두툼한 양말이 필수
- 손가락, 발가락까지는 열 전달이 잘 안돼서 따뜻하게 해 줘야 해요.
- 기모장갑도 추워지면 스키장갑으로 레벨업 시켜주세요!
- 겨울운동화를 따로 사도 어차피 발끝은 시렵습니다. 운동화 살 돈으로 두툼한 축구양말을 하나 더 사 주세요! 두툼한 양말을 신는 것이 발바닥 근육에도 훨씬 안정적이랍니다.
2. 겨울바람을 막아내는 것이 관건
- 옷은 반팔 – 바람막이 – 외투 3중으로 입고 뛰다가 하나씩 벗어 제껴야 해요.
- 그동안 타이즈만 입었다면 타이즈 + 얇은조거팬츠 궁합도 참 좋아요. 바람을 막아야합니다!
3. 운동 끝나면 땀 식기 전에 얼른 다시 입어줘야 감기에 걸리지 않아요
- 땀이 식으면 금방 체열을 빼앗아가거든요. 땀이 식기전에 집까지 뛰어가는 것도 방법이겠죠?
4. 겨울에는 마스크를 끼고 뜁니다.
- 원래도 찬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면 기관지에 안 좋으니 마스크를 끼고 달렸는데 이젠 꿀팁 아닌 생활이죠?
안 달려본 사람이라면 영원히 알 수 없는 겨울 달리기의 매력.
우리 러너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추위가 두렵지 않아요. 걷다가 추우면 달립니다.
아침이 후끈하면 하루가 후끈해져요. 겨울에도 함께 뛸까요?
*눈이 언 땅에서는 절대 뛰지 않아요! 1, 2월엔 시즌오프를 합니다. 한계를 뛰어넘을 생각은 없고 결국 건강하려고 움직이는 거니까요!
2020, 올해의 첫 눈과 뜀박질
https://www.instagram.com/p/CI0kYLqhY9n/?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