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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mond 달몬트 May 23. 2022

어서 와~ 독일 소시지는 처음이지?

독일 뉘른베르크지역 소시지, Nürnberger Rostbratwurst

독일에서 처음 마주한 소시지의 기억.
베를린의 중심가인 알렉산더 플랏츠 Alexander Platz에 도착했다. 큰 광장에 모여있는 사람들, 그 무리의 끝 언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거운 짐을 진 아저씨의 손에서 피어난 구수한 연기. 그가 판매하고 있는 것은 소시지였다. 구워진 소시지 반, 나머지는 구워지고 있는 것들. 그렇게 나는 붉은빛이 아닌 소시지를 처음 보았다.
grillwalker.de


한국에서 자주 먹던 아기자기한 반찬용 소시지가 기준이던 그 시절. 독일 소시지의 지글거림을 처음 본 소감은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이었습니다. 관광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바게트 빵에 끼워진 소시지. 작은 빵의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긴 소시지의 모양이 익숙하지않습니다. 밖으로 한참이나 삐져나온 소시지 끝부분을 베어 무니, 달지 않고 톡 쏘는 겨자소스 맛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얼얼해진 혀를 부여잡고 당황스러워하던 그날의 기억. 입 안을 압도하는 강한 후추 향과 진한 육향의 소시지 그리고 노란 잿빛의 겨자소스가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독일 마트 Kaufland의 구이용 소시지들
소시지(sausage)는 소나 돼지의 내장과 고기를 양념과 함께 갈아 케이싱에 채운 음식이다. 소시지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곱게 갈아 동물의 창자 또는 인공케이싱에 채운 가공식품이다. BC 9세기에도 병사들이 고기반죽을 만들어 돼지창자에 채운 것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삶은 그대로의 소시지를 '도메스틱 소시지'라 하고 이를 훈연하여 수분을 제거한 것을 '드라이 소시지'라 한다. 케이싱 재료로는 처음에는 양창자를 사용했으나 점차 돼지창자가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현재에는 플라스틱이나 셀룰로오스로 된 인공케이싱이 많이 사용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비엔나 소시지, 볼로냐 소시지,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리오나 소시지 등은 모두 수분이 많은 도메스틱 소시지에 속한다. 그리고 드라이 소시지로는 살라미, 세르벌라, 모르타델라, 페페로니 등이 있다.
(공)저: 하상도, 김태민 / 과학과 역사로 풀어본 진짜 식품이야기(좋은땅)

고기를 갈아 향신료를 뿌려 콜라겐 케이싱이나 천연 케이싱에 집어넣은 뒤, 낮은 온도의 물에서 익히거나 훈연으로 구워주면 소시지가 완성됩니다.

독일의 1년간 일인당 소시지 소비량이 약 30kg이나 될 정도로, 소시지는 독일 음식 중 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지방마다 음식 재료나 먹는 법이 특색 있게 발달했기 때문에 그 종류도 1,500가지나 된다고 한다. 간, 혀, 피, 내장 그리고 곡류나 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넣기도 한다. 모양은 순대처럼 생긴 것이나 길쭉하게 생긴 것이 있고, 먹는 방법도 물에 삶아 먹는 것, 구워 먹는 것, 빵에 발라 먹는 것 등이 있다. 끓는 물에 데워 먹는 뮌헨의 대표적 소시지인 바이스부르스트Weisswurst, 돼지 피에 베이컨, 돼지 허파 등을 소창자에 넣어 만든 블루트부르스트Blutwurst 그리고 뉘른베르크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뉘른베르크소시지Nuernberger Rostbratwurst가 독일의 대표적인 소시지이다.
김선형, 독일 문화 산책(세창출판사)

독일은 지역마다 다양한 종류의 소시지가 있습니다. 독일 마트소시지코너에는  지역에서 공수된 다양한 소시지들로 가득합니다. 뮌헨 지역의 바이스부어스트Weisswurst. 천연케이싱으로 싸인 고운 백색의 부드러운 소시지입니다. 저는 아침식사로 따뜻한 물에 데운 바이스부어스트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껍질을 벗겨낸 속살에 달콤한 씨겨자소스를 발라 샐러드와 곁들이면 든든한   식사로 충분합니다. 비비큐 시즌에는 복부어스트Bockwurst 뉘른베르크 지역의 뉘른베르거브랏부어스트Nuernberger Rostbratwurst 그릴에 올려 맥주와 함께 즐기곤합니다.

독일 뉘른베르크 지역에 방문하신다면 Bratwursthäusle bei St. Sebald 식당에서 소시지 구이를 꼭 드셔 보세요. 익히지 않은 생소시지를 직화로 바로 구워주는 그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독일식 수제 소시지,  Nürnberger Rostbratwurst



// 재료 //


돼지 어깨살(or 다리살) 300g

삼겹살 450g

차가운 물 120ml

소금 1/2T(10g)

백후추 2t

생강가루 1t

올스파이스 1t

마조람 1t

양파 100g


양장(20mm)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만들 때 필요한 향신료입니다. 영어로는 마조람Majoram, 독일어로는 마요란Majoran이라 불립니다. 월계수 잎의 푸릇한 잎 향에 민트가 살짝 섞인 듯 산뜻한 향의 향신료입니다.

우선 돼지 어깨살 300g과 삼겹살 450g을 고기 결 반대방향으로 썰어줍니다.

/ 썰어서 넣지 않으면 근막이 푸드프로세서 중앙에 들어가 기계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은 7:3 정도가 좋습니다. 엉덩이살, 어깨살, 다리살에 등지방을 섞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저는 등지방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삼겹살을 사용했습니다.


양파 100g과 소금 1/2T(10g), 백후추 2t, 생강가루 1t, 올스파이스 1t, 마조람 1t을 고기에 넣고 갈아줍니다.





푸드프로세서를 돌릴 때는 한 번에 돌리지 마시고 10번에 나누어 끊어가며 돌립니다. 고기 입자가 절반 크기로 줄어들면 그때 기계를 완전히 돌려줍니다. 고기가 갈리다가 서로 뭉치기 시작하면 준비해둔 차가운 물 120ml를 넣어줍니다.






소시지의 뽀득한 식감을 내기 위해서 고기 반죽을 치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푸드프로세서로 갈아주면 적당히 갈리고 적당히 치대지는 질감이 나옵니다.

/ 고기 분쇄기를 사용 시 어깨살은 곱게 갈아 손으로 치대 주고 삼겹살은 적당히 갈아 식감을 살려줍니다.

돈장이 아닌 20mm 크기의 가는 양장입니다. 천연케이싱이 켜켜이 쌓일 만큼 굵기가 일정하게 긴 관을 가진 깔때기와 짤주머니를 사용했습니다.


75도의 따뜻한 물에 30분간 저온 조리합니다.

/ 소시지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열을 가해 익혀줘야 하는데 따뜻한 물에 삶거나, 오븐에 굽거나, 훈연으로 익혀줍니다.



얼음물에 살짝 담근 뒤 건져내어 마디마디 잘라줍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시지는 일주일간 냉장보관 가능합니다.

만드는 과정은 단순했지만 20mm의 얇은 양장 케이싱에 속을 채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소시지다발이 손에 가득 잡히니 벅찬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소시지를 만들지 생각하게되더군요. 자세한 조리과정은 유튜브에 영상으로 업로드해두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 @dalmond__

유튜브 달몬트 | dal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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