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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코치 Jun 03. 2024

1인 기업 세일즈, 최고의 세일즈맨이 기버인 이유

애덤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 힘을 뺀 의사소통

올해 기브앤테이크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2017년인가 이 책을 추천받고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었는데요.

그 당시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허황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강했지만 기버, 매처, 테이커에 대한 용어만큼은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았었어요.


직장인으로서 철저한 매처였던 저는 지난해 1인 기업가로 전향하면서 기버가 되기 위해 꽤나 애를 썼는데요. 

매처가 아닌 나름의 기버로 살아가면서 기쁜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해서 읽고 있어요.

2월부터 읽고 있는데 이제 절반을 겨우 넘어섰어요.

느리게 정독하고 형광펜으로 중요 내용을 밑줄 치며 조금씩 소중하게 읽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역시나 7년 전과 다르게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많은데요. 나이도 들고 성장도 해서 그런가 봐요.오늘은 최근 읽은 내용 중 가슴에 확 와닿은 내용이 있어 나눠보겠습니다.




기버는 최고의 세일즈맨이며 그 핵심적인 이유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에 있다.
<기브앤테이크> p. 230


킬데어는 나를 '선생님(sir)'이라고 불렀고, 나는 그 말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진열장에서 선글라스를 하나 꺼내 보여주기 전에 부드러운 말투로 일반적인 질문을 던졌다. 전에 이 가게에 와본 적이 있는가? 제품을 고르기 전에 고려해야 할 안과 의사의 처방전이 있는가? 내 라이프스타일은 어떤가? 가령 평소에 스포츠를 즐기는가? 그는 내 대답을 주의 깊게 들으며 충분히 생각해 볼 시간을 주었다.
내 시력은 완벽했지만 킬데어가 어찌나 친절한지 당장 선글라스를 사고 싶었다. 나는 정체를 밝히고 뛰어난 세일즈맨의 판매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일을 세일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안경사입니다. 나는 일종의 의학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고 제품의 소매거래는 두 번째, 세일즈는 아마 세 번째쯤 될 겁니다. 내 직업은 환자를 만나 질문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입니다. 물건을 판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내 직업입니다. 내 관심사는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가르쳐 주고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환자가 앞을 잘 보게 되는 겁니다."
<기브앤테이크> p.228-229 / 5장. 겸손한 승리, 그는 어떻게 최고의 세일즈맨이 되었을까




책에서 이 내용을 보고 나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크게는 한 분의 안경사님이 생각났고

제가 그동안 해온 세일즈 케이스가 머릿속에 우수수수수 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건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수동적으로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테이커의 영업 방식이 세일즈에 먹히긴 하지만 결국 테이커의 영업에 당하고(?) 나면 제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았을 때 집집하고 기분 나쁘죠.


테이커는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강력한 언어적, 비언어적 신호를 보내며 대화를 통제하려 한다. 그 결과 테이커는 기버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지배력을 얻는다.
<기브앤테이커> p.217



제가 떠오르는, 그리고 안경점 유목민이었던 제가 여러 번 찾아간 안경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18년에 급하게 안경이 망가져서 회사 근처 안경점을 찾았는데요.

다른 안경점에 비해 꼼꼼히 질문하고 검사하고 설명해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집 근처 안경점에서 대충 안경사분들이 검사하고 맞춰주는 안경만 사서 쓰곤 했는데 이곳에서 받은 세심함 때문에 집에서 1시간 거리인 이곳으로 정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때 맞춘 안경을 1년 반 정도 쓰다가 제주 여행할 때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안경 렌즈에 흠집이 나서 다시 안경점에 방문해서 새 안경을 맞추었습니다. 1년 반 전보다 더 꼼꼼히 상담해 주시고 최신 기계가 도입되어서 저의 눈에 대해 정말 많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안과에서도 듣지 못한 말들을 잔뜩 들었었네요.


그렇게 또 2년이 지나 새 안경을 하러 갔습니다. 두 번의 경험으로 안경사분을 신뢰하고 있었고 일단 제 눈과 디지털 사용 등에 대해 다양하게 질문해 주시니 다른 안경사분들께는 하지 못할 이야기도 하게 되었어요. 제 직업 관련(모니터에서 숫자와 글자를 많이 봐야 함), 매일 독서를 해야 하는 데 난독 증상으로 집중이 어려운 것, 디지털 기기를 자주 보는데 눈의 피로함을 느끼는 것 등등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제 문제를 최대한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말한 것들은 독일에서 제작한 렌즈를 사용하면 많이 도움 될 것이라고도 하셨는데 렌즈 가격이 50만 원 정도였습니다.(압축을 두 번 해서 조금 더 비쌌던가? 싶어요.)


저는 이 정도 돈을 주고 안경을 맞춰본 적도 없고 몸에 걸치는 옷, 신발 등도 매우 검소하게 돈을 쓰는 편이다 보니 금액을 듣고 당연히 부담스러웠어요. 구매를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나의 눈을 편안하기 위해 진심으로 조언하시는 것이 느껴져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안경사님과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고민하지 않고 거절할 가격이었어요.(그냥 싼 거로 해달라고 했을 거예요.)

이때 구입한 안경렌즈는 애초에 원가가 비싸서 안경사님께 이윤이 많이 안 남는다는 것도 느낌으로 알았고 그야말로 저에게 비싼 안경 렌즈를 팔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저의 눈을 위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안경은 2년 가까이 잘 쓰고 있고 비싼 렌즈다 보니 소중하게 다뤄서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안경을 바꾸고 눈은 확실히 편안해졌고, 난독증상이 해결되진 않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다른 신체적인 병(기면증)이 있는 것이 원인이었고 지금은 약을 먹고 증상이 완화되었습니다. (독서력이 좋아졌음!)

이분이야말로 책에 나온 '킬데어' 안경사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테이커의 강력한 의사소통 방식의 반대 개념은 '힘을 뺀 의사소통'이다. 힘을 뺀 의사소통은 덜 단정적으로 말하고 의문을 많이 드러내며 상대의 조언에 크게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기브앤테이크> p.217



저 또한 작년부터 사업하며 세일즈에 정말 많은 실패를 했는데요.

이 책에서 나오는 '힘을 뺀 의사소통'을 알고 나니 실패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의 과거 세일즈 하던 모습이 떠올라 부끄부끄 해졌네요.

강력한 언어로 대화를 휘어잡으며 상대를 설득하려고 했었는데,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힘을 뺀 의사소통'에는 '설득'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코치라면 안경사 킬데어처럼 '고객이 필요하는 것을 찾아내고 제공하는 일'을 하기 위해 힘을 뺀 의사소통을 하며 일단 고객이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설명하기보다는 그저 듣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연결된 고객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니 정말 고객이 필요한 것을 함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에게 세일즈 자체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고객이 무엇이 필요한지 묻고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함께하겠구나 싶어서요.

그러기 위해선 제 서비스 페이지에서 고객이 필요한 것을 잘 보이게 해놔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네요.




사실 세일즈가 요즘 많은 고민을 하던 부분이었습니다.

거의 한 달 내내 머릿속으로 고민하던 것인데 이 책에서 저에게 딱 맞는 답을 주었네요.

이제는 무엇을 해보면 좋을지가 떠올랐으니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오늘은 1인 기업 세일즈에 대해 도서 <기브앤테이크>를 인용하고 저의 경험을 활용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저의 글이 코치, 컨설턴트, 상담사분들의 세일즈에 있어 많은 영감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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