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아닌 시대와 사람의 문제"

<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공감 36 >

by 달여울 작가

"요즘 애들 정말 버릇 없다니까."

기원전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에서 발견된 로제타석에 써 있는 글귀라고 한다.


"요즘 젊은 장수들은 고대의 장수가 혼자 뽑아 던지던 돌도 둘이서도 못 든다."


기원전 8세기경 쓰여진 고대 그리스의 대서사시 일리아드에서는 젊은이들의 나약함을 이렇게 질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세대를 구분하고 요즘 세대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90년대생", "MZ세대" 그리고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로 그들을 구분하고, 그들을 "이기적", "자기중심적"이고 "회사에 헌신하지 않는다"라고 세대의 특성을 단정하고 쉽게 평가한다.


회사를 어느 정도 다니다가 보니 어느새 "기성세대"와 MZ"세대 사이에서 "낀 세대"가 되어 버린 내가 "MZ"를 바라보는 입장은 이렇다. 우선 일과 라이프에 대한 관점이 우리 때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하다.


"민원인이 그렇게 난리를 치고 있는데 퇴근시간이 되자 남아 있는 건 부장이랑 팀장들 뿐이더라."


얼마전에 어떤 회사 동료 직원분이 요즘 "MZ" 직원들에 대해서 소위 뒷담화를 하시면서 들려준 얘기다. 그 분의 말에는 회사의 일에 동참하지 않으려고 하는 젊은 직원들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 분과 비슷하게 회사에 묶여서 소처럼 일하던 시대와 이후 워라밸이 강조되는 분위기를 시대의 변화와 함께 동시에 겪고 있는 터라서 입을 다물었다.


"나때는 말이야. 밤 12시까지, 새벽까지 야근하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고 말이야."


이렇게 자기 시간을 갖기보다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던 것이 나의 윗 세대와 내가 겪었던 예전의 회사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효율적으로 일하고, 회의와 야근을 줄이면서 워라밸을 강조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고 사회적인 합의이다.


회사에 대한 헌신에 대한 입장도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다. MZ세대는 권한과 책임, 그리고 이에 비례하는 보상으로서의 월급이 합리적인 기준이 된다. 앞서 살펴본 민원인 건도 내게 얘기를 꺼낸 동료 직원으로서는 서운했겠지만 부서를 책임지는 권한이 있고 비례하는 급여를 받는 부서장과 팀장들이 남아 민원인을 상대하고, 본인들은 퇴근시간까지 일했기 때문에 퇴근하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MZ들은 회사에는 영 무관심할까?"


내 경험을 하나 얘기를 해 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어떤 분의 퇴임 행사를 준비할 때의 일이었다. 기존의 퇴임식 행사는 주관해서 책임지는 한 사람이 부서 직원들에게 업무를 나눠주고 지시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그 당시 내가 진행했던 방식은 부서원 각자가 참여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의사를 반영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A는 퇴임식 행사 영상 준비, B는 무대와 화분 등 물품 준비, C는 참석자를 챙기는 일 등으로 나눴다. 행사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각자 개인 업무가 있었지만 행사를 의미있게 진행하기 위해 아이디어도 내고 순조롭게 마무리를 했다.


퇴임식이 끝나고 "행사에서 내가 행사를 주최하는 '주인'이 된 것 같았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MZ세대의 젊은 직원들에게 들었다. 그 경험에서 느낀 것은 중요한 건 그들을 어떻게 회사 일에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자발적으로 "참여"를 하면 내가 일의 "주체"가 되고 "보람"은 저절로 따라 온다.


이런 경험 외에도 회사에서 많은 MZ와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지만 내가 운이 좋은 편인지 일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느낄 만한 직원을 만나지는 않았다.


"요즘 애들 정말 버릇 없다니까"라는 말은 결국 시대의 변화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푸념,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특성이 있는데 특정한 개인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를 MZ세대와 같이 특정 세대의 특성으로 일반화해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도 한 때 서툴고 부족함이 있었던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