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助長)

by 달여울 작가


화분에 토마토를 심었다 어린잎 만지면

달콤한 토마토 향이 손에 담뿍 배어났다

심어 놓은 로즈마리는 향긋한 향을 내서

누가 뭐라고 해도 스스로 로즈마리였다


시험이 끝나고 놀러간 고등학생 큰 아이

폰은 꺼졌고 온다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비는 내리고 세상 모든 걱정과 불안들이

쏟아지고 어둠까지 더해 발을 동동인다


비를 맞아 풀잎처럼 젖은 얼굴을 하고

터벅거리며 아이가 온다 길이 막혔다고

안도는 금방 천동같은 고함으로 바뀌고

사정을 묻지 않은 내 손이 등짝을 친다


고르고 골라 내가 준비했던 화분에

소중하게 심고 가꾼 것은 무엇이었나

사방으로 뻗어가는 곁가지가 싫어

가지치기를 너무 자주 했었나

빨리 크라고 억지로 잡아 끌어올렸나

아이를 위해 준 웃거름이 넘쳤나


잎에서 토마토 향도 로즈마리 향도

왜 아직 나지 않느냐고 다그쳤나


혼난 걸 잊고 금세 재잘대는 아이

작은 몸 누르는 책가방의 무게가

오늘따라 유난히 무거워 보인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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