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순 Jun 20. 2022

산타 클라라 공립 도서관

큰도시의 장점

도서관에 가 보기로 했다. 사십대의 한인여성인 내가 홀로 미국에 살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혼자 잘 놀수 있는 무엇’을 자꾸 개발하는 것. 사실 운전을 막 좋아라 하지 않아서 제약이 많다. 그래도 살곰살곰 운전을 하며 보물같은 이 곳을 찾았노라!

내가 사는 곳은 산호세 혹은 산타 클라라에 비하면 아주 작고 미미하다고 낮춰서 말하고 싶을 정도로 어떤 갑갑증을 불러 일으킨다. 사십대의  피가 너무 혈기 왕성한 탓일까. 작고 아담한 우리 동네 도서관도 내게는 크나큰 숨쉴 공간이지만, 이렇게 크고 멋지고 현대적인 건물 안에 들어오니 말그대로 숨통이 , 트였다. , 이래서 사람은 도시에서 살아야 하나보다!

여행을 가면 마음이 새로와지고 심장이 쿵쾅거리는데, 처음 와 보는 도서관도 그러하다. 이 도서관에 오니 ‘미국의 대도시에 많이, 흔히 볼수 있는 홈리스, 마약 중독자들이 냄새를 풀풀 풍기며 고약한 공기를 만들어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걸 가장 많이 느낀 곳이 콜로라도 주 덴버시 중앙 도서관이었다. 수많은 길거리 노숙자들이 새벽 이슬을 다 맞고 따뜻하고 아늑한 실내를 찾아 줄을 쭉 서 있었다. 덴버 도서관에 문이 열리기를 말이다. 이들에게 도서관은 쉼터이자 무료 인터넷까지 쓸 수 있는 금상첨화다. 수년전 이곳을 애용했는데, 이용자인 나로서는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심지어 이들에게서 풍기는 아주 찐한 마리화나 냄새가 머리를 아프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산타클라라시의 규모는 덴버보다 작다. 그래서인지 노숙자의 숫자도 그보다 훨씬 적었다.

도서관 정면에 걸려있는 무지개 깃발은 LGBT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달이라 걸어 놓았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별건가. 저렇게 인정해주고 같이 축하해주는 것. 지지난달은 Asian Heritage 달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이민 칠 년. 내 시작은 끝이 났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