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를 보니 장마는 장마이구나 싶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해가 나지 않는 날은 평소 에너지의 절반으로 생활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최적화 상태를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다. 올해 장마철도 역시나 저공비행 모드로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어릴 적엔 비를 좋아해서 (특히 비 맞는 것을 좋아해서)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마냥 하루빨리 장마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특히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엔 후다닥 우비를 입고 집 밖을 나섰다. 그리고 큰 물 웅덩이를 찾아 찰박거리며놀곤 했다. 비 오는 날 혼자만의 데이트. 뭐가 그리도 신났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