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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숲 Dec 23. 2020

랜선으로 아프리카 초원 다녀오기

케냐 마사이마라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다 문득 낯선 숫자의 유통기한에 눈이 간다. 2021년 1월 2일. 나는 아직 2020년에 살고 있는데 편의점에 진열된 상품들은 벌써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다음 주가 2021년이라니 어쩐지 허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기대가 되기도 한다. 연말은 이런저런 복잡한 마음이 오고 간다. 내년엔 또 어떤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2020년은 예측할 수 없었던 일로 가득했던 365일이었다. 지지고 볶고 어수선했지만, 연말이 되어 1년을 돌이켜보니 힘들었던 기억은 아득히 멀어지고 좋았던 일만 시간이라는 그물에 걸려 반짝반짝 빛난다. 어찌 되었건 한 해를 무탈히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늘은 무엇을 글로 쓸까 고민하다 여행기가 좋지 않을까 싶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 랜선으로나마 다른 세상을 다녀올 수 있다면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사실 이 브런치는 아프리카 케냐에 있을 때, 머나먼 타지의 소식을 한국 독자분들에게 전해드린다는 당찬 포부로 마련한 공간인데 아프리카 글은 딱 한 개만 올려놓고 업데이트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늘 짐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글이 그 마음을 조금 털어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6년, 케냐에서 총 8개월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그때 심정은 이때가 아니면 안 된다였기에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케냐로 향했다. 더 큰 세상을 체험하고 싶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머나먼 땅 아프리카로 떠났다.


정신없이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가슴속엔 늘 마사이마라의 초원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휴가를 갈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마사이마라행 티켓을 끊었다. 다시 또 떠날 때가 온 것이다. 차분하게 여행가방을 꾸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경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동 중인 모습. 날씨가 다소 흐리다.


조종사와 이렇게나 가깝게 앉을 수 있다니!


나는 이곳에 무엇을 찾으러 온 걸까?


초원에 도착하니 주르륵 서있는 차량이 우리를 기다린다.


웰컴티와 쿠키


기린 등장! 초원에 우뚝 서있는 기린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를 반겨주는 화창한 날씨


하늘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멋진 풍경을 보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열정적인 가이드를 만나 더욱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사파리에서 본 동물 중 코뿔소가 가장 좋았다.


길을 건너는 코뿔소 가족


하늘이 너무 멋져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발라당 누워 따사로운 오후를 즐기는 사자


분명 쉬고있는건데 해가 저무니 다소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음날 아침엔 열기구를 타러 갔다.


두리둥실 금세 커지는 풍선


열기구를 띄우는 것은 엄청난 화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두둥실 떠오른 귀여운 열기구


저 멀리 해가 떠오른다.



강 건너 보이는 누우 떼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것은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하던데


이날 운수가 좋았나 보다.


누우 떼의 이동을 보기 위해 모두가 숨 죽여 기다리고 있는 중

누우 떼는 한참을 망설이며

건널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드디어 이동하는 누우 떼

선두에 있는 한 마리가 용기 내어 뛰어들자

일제히 르르 강물로 뛰어든다.


심장이 우당탕탕 요동친다.


묘한 기분이 든다.

처음 물속으로 뛰어든 리더도

분명 두려움을 갖고 있었을 텐데. 


용기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멋진 순간.


귀여운 코끼리 가족! 아기 코끼리는 정말 앙증맞다.


아직 엄마 품이 좋은 아기코끼리


모델이 훌륭하여 그냥 셔터를 눌러도 사진이 참 멋지게 나온다.


마치 누군가 자신을 찍어주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았던 삼인방


랜선 여행의 마지막 사진은 기린으로-


탁 트인 초원과 하늘을 바라보며 읽는 이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졌기를, 짧은 순간이나마 평온해지셨기를 소망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


모두 좋은 밤 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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