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가?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순수한 사랑’을 말한다. ‘순수’라는 단어를 읽자마자 피식 웃었는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여기 ‘순수한 사랑’을 동경하는 여성이 있다.
물론 ‘순수한 사랑’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이것이 내가 정의하는 순수한 사랑이다.
그렇다면 나는 순수한 사랑을 할 깜냥이 되는가? 최근의 행실을 봐서는 ‘글쎄, 아니올시다.’ 정도로 답할 수 있겠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주기보다는 먼저 받고 싶어 하는 아주 이기적인 여성이라 할 수 있겠다.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 일단 따따블로 먼저 땡겨 받고 그다음에 주던지 말던지를 결정하려는 아주 별로의 마인드를 내가 갖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이제는 곳곳에 숨어있는 이해타산적인 마음을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아 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소개팅을 전전하며 느낀 점 중 하나는 내가 상대방을 굉장히 재고 따진다는 것이었다. 본인은 쥐뿔 가진 것도 없으면서 상대방은 이것도 저것도 갖췄으면 좋겠는 마음에 골머리를 앓았다.
물론 결혼을 할 사람인데 능력 없는 남성을 누군들 좋아하겠냐만은 사람의 됨됨이를 보기 전에 배경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없는 행동이지 않을까. 건강한 신념과 철학이 있는 사람이라면 외적인 것을 보고 지레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돈? 내가 열심히 능력 키워 벌면 되는 거고. 능력? 내 능력 잘 키워서 살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 스스로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하고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니 이를 미래의 남편 될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어 했던 건 아닐까. 결혼은 심신이 건강한 독립적인 두 명이 스스로의 삶을 잘 꾸려 나갈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한쪽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고 쏠림 현상이 있는 관계는 쉽게 위태로워질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갑자기 이상형의 남성이 튀어나와, “달숲아! 걱정 말그레이~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너는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고 말한다면 나야 땡큐지만 세상에 그럴 사람이 어딨겠는가. 부부란 것은 결국 나를 양보하고 배려하는 노력을 통해 성립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 사람의 연봉이 얼마인지, 자가를 갖고 있는지 등을 먼저 따지기보다는 어떤 사람인지, 성품은 어떠한지, 나와 티키타카가 잘 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지. 배경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배경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배경에 포커스가 맞춰진 초점 날린 인물 사진과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내 사람의 미소가 맑게 빛나고
그리고 그 옆에는 역시 활짝 웃는 내가 있고,
우리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을
함께 찾아 나가는 일.
내가 원하는 미래는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