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시간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곧 여름이 올 것 같은 바람결.
여름은 늘 힘겨운 계절이었는데,
어쩐지 더운 여름이 기다려진다.
어서 가을을 보고 싶어서리라.
인간이 아무리 보채고 칭얼거려도
자연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사계절의 찬란한 색과 풍경을
찬찬히 보여줄 뿐.
그간 무거운 글 위주로만 글을 쓴 것 같아서
사진 위주로 업로드할 매거진을 하나 만들었다.
<빛, 그리고 틈>
틈틈이 기록한
아름다운 순간을 차곡차곡 쌓아갈 예정이다.
<별다를 것 없는 근황>이라면,
가끔씩 이렇게
끄적끄적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고.
어버이날엔 소소한 꽃 선물과 편지를
부모님께 전달했다.
받자마자 어디 앉지도 않으시고 거실에 서서 편지를 가만가만이 읽는 부모님.
그 모습을 보며
평소에 편지 좀 써드릴걸-이란 생각을 했고.
(이래놓고 또 안 쓸 것이다)
낯선 골목을 서성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여전히 드는 삶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싶기도 하고. 그랬다가 다시 '정말 이래도 되나?'라는 물음표가 툭 튀어나온다. 그렇죠, 뭐. 오늘도 열심히 흔들리는 중입니다.
그럴 땐 카푸치노 한 잔 마시며 순간이 주는 행복을 만끽해 본다. 인생 뭐 별거 있나?
땅바닥에 떨어진 꽃을 바라보며
잠시 시간을 보내고-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을 보며
멍 때리는 게 인생이지 뭐.
매일이 화창하길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흐린 날도 있고,
쨍한 날도 있는 법.
매 순간을 편견 없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그걸로 된 거다.
오늘 하루도
느릿느릿, 흘러가는 바람처럼 지나가자.
남는 것 없이
남길 것도 없이
흘러가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