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부드럽게 몸을 감싼다.
흐르고 흘러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A 회사에서 B 회사로, 떠돌이 생활만 할 줄 알았더니
이렇게나 잘 맞는 일을 하게 될 줄이야-
영어를 가르치는 건
적성에 잘 맞는 일이다.
꾸준히 공부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 역시
성향에 아주 잘 맞는 부분.
생명력 넘치는 푸르른 나무처럼
죽을 때까지 꾸준히 자라고 싶다.
한 뼘 한 뼘 나아가다 보면
목표한 곳에 도달할지도-
뭐 그렇지 않다 해도 상관없다.
오늘 주어진 일을
그저 해낼 뿐.
가끔 버림받은 듯한
기분이 드는 날도 있지만,
결국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도 나 자신.
끊임없이 추락하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여전히
변덕스러운 기분에
좌우되는 나날이지만
그 속에서 나의 삶은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일에서 얻는 보람이
인생의 사치로 여겨지지 않기를-
몇 안 되는 평화로운 나날의
바람과 햇살이 나지막이 속삭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