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깔린 겨울밤, 어느 언덕길에서

by 달숲

중년 부부가 언덕을 오른다.


추운 겨울 어쩌자고

맨손이 덜렁 외투밖으로 나와있다.


자세히 보니 두 손에

옥수수를 쥐고 있더라.


옥수수 반쪽은 남편이,

남은 반쪽은 부인이


연신 배부르다 말하며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그 모습이 괜스레 좋다.


나누는 대화에는 삶의 기운이 넘쳐흘러

흘려듣는 이 역시 절로 힘이 나게 만든다.


사는 게 그런 거 아닐까.


너와 나의 힘겨움도

반으로 쪼개어 나누어 먹다 보면

버틸 수 있게 되고


재잘재잘 수다 떨며 넘어가다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닿게 되는 것.


어스름이 깔린 겨울밤,


언덕길에서 만난 부부의 웃음소리가

귀갓길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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