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로그] 푸른 마음

#캘리에세이

by 달숲

일요일에는 널부러져있는게 주특기이지만 이번주는 이런저런 일로 운동을 못갔던 한 주라 일요일 저녁 원데이 요가를 덜컥 결제해버렸다. 이렇게라도하지 않으면 내 몸뚱이가 감당이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일할 때 아픈것만큼 서러운 일도 없더군요. 일하기 위해 먹고, 일하기 위해 운동하다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들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낯선 나를 발견하는 요즈음. 이런 것들이 삶의 지혜라면 나는 슬기로운 어른이 되어가는걸까. 아니면 순응하며 서서히 죽어가는 잿더미가 되어버리는걸까.


-


주말이 오면 뭐라도해야지라고 마음을 다독이며 평일을 보내지만 막상 토요일이 오면 정작 해내는건 없는 무의미한 나날들이다. 먹고 마시고 실컷 자고 늦은 오후에 일어나 대충 끼니를 때우고 멀뚱멀뚱 멍하니 있다보면 어느덧 일요일 저녁에 당도해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아아, 허망해. 인생은 역시 허망해! 외마디 남기고 또 자본주의의 톱니로 돌아갈 준비를하며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는 우리들의 인생은 얼마나 무력하고 슬픈가.


이런저런 일들을 귀찮아하는 마음은 어찌보면 인생을 내팽겨쳐버리고 싶은 마음과도 맞닿아있지 않을까. 무언가 성장하고 싶은 욕구에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워보지만 추진력 없는 막연함에 자꾸만 다음주로 미뤄버리는 현실이 계속될 뿐이다. 심지어 이력서 업데이트를 무려 작년초부터 계획했던것 같은데. 한 글자도 바꾸질 못하였구나. 주말에 컴퓨터를 켜질않으니 업데이트를 할리가있나. 그 외에도 뭐가 있더라. 해야할 일이 산더미같은데 난 시작도 하기 전에 그 무게에 질식해버릴것만 같으니 이 시츄에이숀을 어찌해야할까요.


-


이런저런 게으른 이유로 블로그 업데이트도 소홀했었다. 뭐 많은 이유야 있었지만 귀찮음이 주된 이유였고. 두번째는 나름 살만했다랄까? 야근을 받아들이고 이런저런 거슬림을 그러려니하다보니 비판적인 사고가 무뎌짐과 동시에 불만을 토로하는 횟수가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자족하는 삶이 부조리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는 것이 아닌것을 알지만, 그래도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지혜의 첫 단추인 것 같기도하고. 생각이 많은 나는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나도 많아서 증폭되는 생각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나불나불 말만 많은 사람이 될까봐 늘 경계하지만 그래도 표현하는 것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니 결국은 나불거리는 모순을 발휘한다. 흠 그런데 요즘은 역설적으로 유난히 생각이 더 많아서 글을 쓰지 못한걸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갑자기 드네. 몸은 귀찮고 마음은 복잡했던 나날들이었던듯. 근데 또 돌이켜 생각해보면 핵심은 없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이 있긴했는데 시일이 지나고 쓰려고 작정하니 잘 써지질않는다. 요즘은 막연히 새로운 모험들이 하고 싶다. 무모한 짓들도 잊지않고 하고 싶고.


-


10년지기 친구가 일을 그만두고 곧 호주로 떠난다. 문득 친구가 생각나서 언제 비행기냐 물어보니, 2주 후면 떠난다고 한다. 예상보다 빠른 출국일에 급하게 약속을 잡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친구는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그곳에 도착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친구에게 걱정보다는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도 지겨운 일상에서 나름대로 새로움을 찾아가며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키워나가기도 했다.


길을 다닐 때도 나는 새로운 길이 좋다. 새로움에서 오는 산뜻함이 좋다. 그리고 불확실성에서 오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도 좋다. 곧 한국을 떠나는 친구의 날들에도 즐거움이 함께하기를 응원한다. 인생은 저마다 다양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성공한 인생은 한 가지로 귀결되는것 같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만족하며 사는 삶. 사실 지금의 나는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여러가지 궁리를 하며 살다보면, 흙 덩어리에서 조각상이 만들어지듯 내 삶도 조금씩 구체화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일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살고싶다. 불확실성에 숨겨져 있는 잠재력을 믿으며. 우리 모두 여행자의 마음으로 기대감을 안고 살아가길 바란다. 물론 허탕치는 날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좋은 풍경을 보게되고, 또 지나고나면 그 허탕쳤던 날들조차 아름다운 추억이 될테니말이다.


이런저런 말들로 정신없는 글이었지만. 결론은, 푸른마음을 간직한 채로 삽시다. 데헷.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출처 * Picsart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