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로그] 추억의 기습

#캘리에세이

by 달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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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추억의 갈고리가 아무런 동의없이 덜컥 나를 낚아채갈 때가 있다. 추억의 기습. 바로 며칠전이 그랬다. 갑자기 왜 그 생각이 났을까? 이유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교복을 입은 취약한 내가 교실 한복판 우두커니 서있다. 고등학교 음악 수행평가 시간에 보리수라는 노래를 선생님 앞에서 부르던 나는 고음으로 치닫을 수록 어찌할바를 모르며, 눈치를 슬슬보다 이내 와장창 무너져버렸다. 왜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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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나도, 그리고 지금의 나도 참으로 일관성있게 기성의 것들을 밀어내며 살고 있다. 틀안에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나는 자꾸만 이를 밀어낸다. 뱀이 탈피를 하듯 자꾸만 새롭고 싶다. 왜 똑같은 노래를 부르며 음악의 즐거움을 평가받는 두려움으로 절하시켜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그때처럼. 훌쩍 커버린 나에게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투성이의 세상이다. 모두가 그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래야한다는 조언은 완벽한 무력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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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무엇일까. 외로움은 두려운 것. 두려움은 회피하고 싶은것. 다른 것으로 덮어버리고 싶은 것. 그리하여 우리의 티브이는 점점 더 그 세력을 확장해간다. 벽면티브이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는 무려 벽면 크기만큼의 외로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서로를 사랑하며 다독여줘야하는 것이다.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고독을 곁에 둘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만이 둘로서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이라 믿는다. 그리하여 나도 고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얼렁뚱땅 관련없는 사진과 글들을 버무려 놓은 오늘의 포스팅. 요즘은 생각이 복잡하다.


글/캘리그라피 * 어메

사진출처 * Pics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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