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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두치 Oct 29. 2021

탐조툰 제작에 도전하다!

#9.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첫 번째 여정 그리고...

나는 비둘기에 대한 관심을 이어 동물권 활동가들과 중랑천에 사는 새를 탐조했다.     


20~30미터를 잠수해 물고기를 사냥한다는 가마우지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세계는 실로 놀라웠다.

이토록 많은 새들이 살아 있다니. 게다가 서울 한복판에 말이다!


새들은 인간이 파괴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의 삶터를 치열하게 가꾸고 있었다.

그들이 끊임없이 먹이 활동을, 쉼을, 다른 새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삶 또한 새로운 역동이 꿈틀 되는 것 같았다.

망원경 너머로 처음 보는 존재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그들의 삶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순간부터

내 삶 또한 확장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이후로 생각이 많아 머리가 무거워질 때면 망원경을 들고 새를 봤다.

탐조를 통해 생명의 경이와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중랑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사랑스러운 새들.jpg


    


나는 탐조 활동을 시작하며 좋아하는 것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 같았다.

나는 초기에 던졌던 질문을 실험하기 위해 다카이 요시카즈의 이야기를 다시 살펴보았다.


다카이 요시카즈는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상상력호기심, 공부궁리라는 4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곤충을 좋아한다면 곤충에 대해 공부를 하고 궁리하며 탐구하며 기록하고 다시 제3의, 4의 활동들로 이어가며 좋아하는 것을 확장해 나간다.

    

나도 탐조라는 즐거운 경험을 어떻게 재밌는 공부와 궁리, 다른 활동들로 연결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다.





나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 탐조 활동을 기록의 활동으로 연결해 좋아하는 것을 확장시켜본다면 어떨까?    


유튜브에는 유명한 탐조인인 새덕후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새들을 기록할 수 있을까?



탐조 과정을 인스타툰으로 창작해보고
새를 만났던 기억에 남는 순간을
한 장의 그림으로 기록해보자!


   


도전! 인스타툰!


나는 탐조 활동 중 의미 있었던 순간을 기억해내 콘티로 만들어보았다.

글자가 많이 들어가면 가독성이 떨어지니 뺄 것은 빼고 꼭 들어가야 할 내용만 넣는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 없이 기록과 정보전달에만 집중을 하며 인스타툰을 만드니 재밌었다.

콘티를 작성하는 것에서부터 나만의 캐릭터를 창작하고 인스타툰을 만들기까지 오랜 과정이 필요했다.


대체로 인스타툰의 소재가 될만한 의미 있었던 순간은 현실에서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발생한다.

그런 순간들을 다시 끄집어내 인스타툰으로 기록하니 인스타툰의 시간은 멈춰있는 것 같았다.

마치 나의 기억을 끄집어내 예쁜 상자에 담아두고, 그 상자를 박물관에 진열하는 것 같았고 즐거운 과정이었다.





고슴도치의 탐조툰 1화. 노랑턱멧새

   


   

설명은 설명일 뿐이고 작품의 표현은 아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설명이 아닌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키하라의 스토리텔링 노하우     


     

  

나의 경험을 다시 만화라는 장르로 녹여내는 과정

다시 말해 경험을 어떻게 그림과 글로 요약, 정리해서 '표현'하느냐에 대한 고민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는 언제나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귀에 쏙쏙 들어오게 표현해내는 사람들은 주로 글을 많이 쓰거나 '표현'에의 고민을 많이 했던 사람들 같았다.

그런 측면에서 인스타툰에의 도전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을 조금은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도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인스타툰은 '기록'을 좋아하는 내게 좋아하는 것의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경험이 됐던 것 같다.

SNS에 인스타툰/페이스북툰을 올린 뒤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됐다.


 

동일한 것을 상대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것으로부터 한 두 가지 정도의 것밖에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것은 보통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사실 사람은 대상물에서 무엇인가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물에 의해 촉발된 자신 안의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내고 이끌어내는 것이다. 결국 풍요로운 대상물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을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자신의 능력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요,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 즐거운 지식, 니체




나는 기록과 공유의 방식,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꾸준히 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삶의 일부를 다시 끄집어내어 어떻게 조립하고 사람들에게 전할 것인가에 대한 레퍼토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삶을 해석해내는 힘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삶을 통해 자신 안에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했기 때문에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종류의 노력은 삶을 분명 더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 되지 않을까.




질문 1. 노력한다면 관심 키워드들을 좋아하는 것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까?

관심 키워드(탐조)는 어떻게 다른 행위로 연결되어 발전될 수 있을까. 그렇게 했을 때 정말 좋을까?     

답 1. 관심 키워드는 다른 행위로 연결되면 발전할 수 있다! 탐조를 통해 인스타툰이라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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