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선생님의 결정타
보건실 밖에서는 몇몇 아이들이 문틈 사이로 안을 엿보고 있었다.
그중 성진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킬킬대고 있었다.
이럴 땐 허위 사실 유포자(?)가 직접 진실을 정정해줘야 한다.
“성진아, 이리 와볼래?”
나는 살짝 손을 들어 성진이를 불렀다.
“그 말, 네가 한 거니?”
“네!”
성진이는 망설임도 없이 해맑게 대답했다.
“그 말… 진짜야, 아니야?”
“사실 아니에요. 하하핫.”
나는 성진이의 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친구가 많이 놀랐잖아.
그런 말은 장난이라도 하면 안 돼.
어서 호준이에게 진실을 말해줘.”
“호준아, 그거 뻥이야~ 미안!”
성진이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지만,
호준이의 울음은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기생충이 뇌를 파먹을지도 모른다는 그 막연한 상상이
이젠 마음 깊숙이 자리한 공포가 되어 있었다.
허위 사실 유포자의 해명도 통하지 않았다.
이젠 마지막 방법, 담임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곧장 앞 교실로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보건실로 들어오셨다.
호준이의 눈높이에 맞춰 다리를 굽히신 선생님은
친근하면서도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호준아, 걔네는 애벌레야.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중이지.
돌멩이 들었을 때 애벌레가 나오면,
다시 돌멩이를 덮어주면 돼.
자연에서는 그런 일이 흔해.
무서워할 필요 없어!”
아하!
호준이의 머리 위에 느낌표가 번쩍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러곤 확실히 확인받고 싶은 듯, 조심스레 되물었다.
“아… 돌멩이 밑에 있던 애들 ‘애벌레’ 맞죠?
자는 중이라서 깨우면 안 되겠네요?”
“그래, 걔네도 깜짝 놀랐을 거야.”
‘기생충이 아니다!’
그 순간 호준이는 눈물을 뚝 그쳤다.
그러곤 환한 얼굴과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세수를 하러 나갔다.
???
슬프게도 내 오랜 설명보다
담임 선생님의 짧은 한마디가 아이에게 더 큰 위로가 되었다.
담임 선생님의 절대적 영향력!
아이들의 순수함과 상상력은
때로는 무서울 만큼 크다.
하지만 그 곁에 믿을 만한 어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천천히 안정을 찾아간다.
기생충은 못 오지만,
걱정 많은 마음은 언제든 찾아와도 된다.
보건실은 오늘도
따뜻하게 영업 중이다.
기생충, 알고 보면 걱정할 것 없는 존재
기생충은 주로 오염된 음식물, 물, 토양을 통해 장에 감염됩니다. 대부분 구충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으며, ‘손 씻기’와 ‘위생 관리’가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뇌나 다른 장기로 침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출처: CDC, W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