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보다 달콤했던 대답
금요일 점심시간이었다.
급식실에서 1학년 아이들 옆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날 급식엔 작은 케이크가 나왔다.
분홍 생크림이 예쁘게 올려진 케이크를 본 아이는
젓가락으로 한입 베어 물다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선생님, 케이크를 누가 만들었어요?”
‘케이크를 누가 만들었는지’가 궁금하다니!
8살 아이의 눈높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참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궁금증이었다.
나는 오물거리던 입을 멈춘 채 귀를 쫑긋 세웠다.
담임선생님은 뭐라고 대답하실까.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내가 대답한다면 뭐라고 답했을까?’
‘영양 선생님이 준비하셨어.’
‘공장에서 만든 거야.’
그런 대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나는 그런 답을 예상하며 담임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잠시 뒤,
잔잔하고 자상한 목소리가 급식실 공기를 채웠다.
“바로~
케이크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지요.”
그 순간, 내 손에 들린 숟가락이 허공에서 멈췄다.
너무나 따뜻하고, 너무나 예쁜 대답이었다.
그 한마디에 공기가 달콤하게 변하는 듯했다.
아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케이크를 베어 물었다.
입가엔 생크림보다 더 달콤한 미소가 번졌다.
그 장면을 보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녹았다.
‘케이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니.’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표현 속에는 상상력과 다정함, 그리고 아이를 향한 깊은 애정이 함께 녹아 있었다.
아이의 호기심을 단지 사실로 채우지 않고,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말.
아이의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말.
1학년 담임선생님의 마음속엔
아이들의 하루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말들이 자리하고 있는 듯했다.
보건실에도 매일같이 질문이 쏟아진다.
“선생님, 왜 이렇게 춥고 아파요?”
“눈 다래끼 왜 나요?”
나는 늘 정확히 대답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감기 바이러스 때문이야.”
“세균이 들어가서 염증이 생긴 거야.”
정답은 맞지만, 마음엔 남지 않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로는 조금 달라졌다.
아이의 질문에는
사실만이 아니라, 마음을 덮어주는 따뜻한 말을 한 스푼 더 얹어보려 한다.
“몸이 오늘은 쉬고 싶나 봐.”
“괜찮아, 눈이 피곤했나 봐. 손에 있던 세균이 들어가서 잠깐 붓고 아픈 거야.”
케이크보다 달콤했던 그 대답은
내 일상에 오래 남았다.
아이들이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면,
그날의 한마디가 조용히 떠오른다.
‘케이크를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