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가 나

검게 변한 양말 한 켤레

by 달토

“선생님, 저 발가락이 아파요.”


6학년 민우가 보건실 문을 열고 등장했다.


“그럼 여기 앉아서 양말 벗어보렴.”


민우는 의자에 앉아 양말을 벗으려고 상체를 굽혔다.

손으로 발을 끌어당기다, 순간 움찔했다.


“아...”



KakaoTalk_20251215_160229243.jpg



한눈에 봐도 검게 변한 양말.

축구를 얼마나 열심히 한 걸까.


민우는 잠깐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건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였다.


그리고 양말을 벗었다.


“자, 이리 가까이 와 볼까?

여기 위에 발 올려 보자.”


주저하던 민우가 발 받침대에 발을 올리는 순간,

쿠리쿠리한 향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내가 느꼈다면, 민우도 이미 느꼈을 것이다.

아마 동시에.


“악!!”


KakaoTalk_20251215_160229243_02.jpg


민우는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허겁지겁 발을 다시 바닥으로 내리며,
어디로 벗어뒀는지 모를 양말을 찾느라 고개를 휘휘 돌렸다.


“아니에요! 그냥 돌아갈래요!”


엥…?


“잠깐!”


나는 양말을 다시 신으려는 민우의 손을 급히 붙잡았다.


“민우야, 사람은 모두 발냄새가 나. 두려워하지 마!”


“이익… 발 좀 씻고 올걸!!”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민우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KakaoTalk_20251215_160229243_01.jpg


사실…

냄새가 좀 많이 나긴 했다.
하지만 나는 보건교사다.


가까이에서 민우의 발가락을 들여다봤다.
아.
엄지발가락 사이가 노랗게 곪아 있었다.


“아팠겠는데…?”


“으아아.”


어쩐지 민우는 발가락보다 마음이 더 쓰린 얼굴이었다.


소독하고, 드레싱을 하고, 조심조심 마무리했다.

치료가 끝나자 민우는 거의 순간이동하듯 사라졌다.


“안녕히 계세요!”


문이 닫히고, 보건실엔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남은 건,

사람 냄새.


그제야 웃음이 났다.

도망치듯 사라진 그 뒷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 냄새 속에서 아이들은

아프고, 부끄러워하고, 그러다 아주 조금씩 자란다.


오늘도 보건실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KakaoTalk_20251215_160229243_03.jpg




이전 15화초등학생이 말하는 행복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