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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교 Nov 13. 2021

행복의 정의

행복을 발견한 뜻밖의 순간

행복이 무엇일까.

여러 번, 한참을 고민하다가 정의 내리기를 잠정 보류했었다.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고 해서 답이 나올 성격의 것이 아니니까.



기차를 놓친 친구 덕분에 조금 더 여유 있게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조용한 카페에서 따뜻한 라테 한 잔을 시켜놓고, 눈여겨보던 누군가의 SNS를 살폈다. 그의 삶이 아주 조금은 부럽고 용기 있어 보여서 나도 그처럼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었다.



컨디션 난조로 쉬면서 자신을 위한 일,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일, 자신을 위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는 모습이 그의 SNS에 담겨 있었다. 그렇구나. 내가 동경하고 부러워하는 누군가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한결 인간적이군.



그럼 나는? 지금 나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읽기를 미뤄뒀던 책 읽기, 시간이 충분하다면 하루 정도 외박하기, 그동안 참았던 아이쇼핑? 그렇지. 늦어진다는 친구의 연락에 나는 망설임 없이 카페로 들어왔다. 고민 없이 따뜻한 라테 한 잔을 주문하고, 습관처럼 작은 노트를 꺼냈다.



생각해보면, 나는 주어진 시간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내게 시간이 필요한지를 먼저 자문했던 것 같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에 대해, 원하는 것에 대해 때때로 질문했다.



그래서였을까. 지금의 나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물론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길 선택하고 나선, 아이를 위한 선택을 우선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거다. 내가 건강하고 마음이 편해야 사랑하는 남편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아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처한 상황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쉬이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 선택권을 존중해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아, 그렇구나.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내 뒤에서 버팀목이 돼주는 지원군이 있는 나는 진짜 행복하구나. 내 인생의 주도권을 가진 나는, 뜻밖의 순간, 꽤 자주 행복을 만나고 있었다.



그래, 행복은 이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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