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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셀프케어, 나 자신 돌보기 (2)

자신을 아껴주자

by 다마스쿠스

유난히 상대방의 좋은 점을 잘 알아보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나였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을 때마다 늘 의문이 들었다.

"내가? 그럴 리가.. 그 정도는 아니야."


그래. 나는 나를 의심했고, 스스로와 스스로의 가능성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늘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었고 그것은 꼭 그동안 먹었던 감기약이 몸이 쌓인 것처럼 묵직하게 내 몸에 꿍 눌러앉아있었다.


나를 칭찬하는 데는 인색했고, 잘했다고 응원하지도, 열정적이게 내 속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았다.

내 안의 나를 아껴주지 않고 방치했다. 내 두 아들의 조잘거리는 이야기는 잘도 들어주면서 내 마음의 소리는 그냥 괜찮겠지, 하며 넘어가고 또 넘어간 것이다.




나에게는 두 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자 친구 같은 동생.

그 동생에게 수없는 조언을 했다.

결혼과 연애, 커리어, 삶에 대한 폭넚은 이야기를 했고 아직 싱글인 동생에게 너의 가치를 진짜로 알아주는 사람이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조언을 나 자신에게 해준 적이 없다.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려 생각했지, 의식적으로 나 자신을 아끼고 위한 적이 없다.


이런 점은 특히 식습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면 아무 음식이나 당기는 것을 마구 떼려 넣고 잠을 청했다.

어찌 보면 내가 나 자신에게 벌을 주었던 것인가 생각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잠깐 입에 즐거움을 쑤셔 넣은 것 같다. 그리고 잠을 청하며 마음에 있던 답답함과 우울함을 씻어내려 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가장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을 적당량 먹었을 텐데

그냥 아무거나 집어넣고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내 몸에게 죄스럽다.




나를 아끼는 방법은 가장 먼저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이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저 흘러가는 데로 살아가고 따라가지 말고, 주체적으로 나의 몸이 그리고 나의 마음이 어떻게 느끼는지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그러겠다고 다짐하는 마음가짐이 전제로 되었을 때 셀프케어는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나를 돌보겠다고 결정하는 것.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아내이자 주부인 나에게 사회는, 너는 여자로서 남편을 보좌하고 아이들을 돌봐야 해. 안 그러면 너는 나쁜 아내고 나쁜 엄마야!라고 손가락질 한다고 느껴졌다. 가부장 적인 남편의 코멘트 들도 끈덕지게 내 몸을 뒤덮었다.

그래서 나를 먼저 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알아주고 그것을 어찌 됐던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려는 모든 노력과 시간들이 셀프케어의 과정인 것이다.


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매일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끊임없는 선택의 매일 안에서 나는 나를 먼저 선택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어떨 땐 자아가 이기고 어떤 땐 아니다.

내 필요 대신 다른 이의 필요를 먼저 두기도 하고 상대의 기분을 먼저 살피기도 한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나를 케어해주려고 한다.

단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결정이라도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을 잘 케어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서 온전히 나를 위해 살아가는 날이 곧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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