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0대의 셀프케어, 나 자신 돌보기 (1)

self care is self love.

by 다마스쿠스

한동안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사치이고, 해서는 안 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 생각했다.


결혼하기 한 달 전 파라과이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하기 전 일주일 전 남편의 할아버지의 상을 치르셨다고 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했지만, 도착하자마자 검은 옷을 입고 있으라는 말을 들었다.

너도 이제 이 집 사람인데 그렇게 해야 하는 거라고.

시장에서 샀다며 검은 반팔 상의 두장이 검정 봉지에 담겨 내 손에 쥐어졌다.


그때부터였을까, 눈치가 보였다.


무언가를 살 때나, 어떤 곳을 가거나, 미용을 해야 할 때, "내가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죄책감을 느끼라고 누가 떠민 것도 아니었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가면 모두들 수수하게, 단정하게 하고 계셨다. 나같이 화려한 옷차림이나 화장을 한 사람은 없었다.

꼭 무언의 압박으로, 너도 그래야 해라고 하는 듯 나는 조금 움츠려 들었다.

그래서 뭐랄까.. 나는 사치를 안 하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운동복을 일부러 입은 적도 있었고, 어디 나가서 누구를 만난 적도 거의 없이 그저 몸을 사렸다.

미용실에서 염색을 하지도 않았고, 손톱도 잘하지 않았다. 그저 쥐 죽은 듯 분위기 관찰을 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며 나 자신에게 돈을 쓰지 않았다.


나의 손은 계속되는 집안일로 점점 거칠어졌고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이 아이를 키우고 청소를 했다.


그리고, 우울증이 왔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잠이 오는데, 이 잠이 깨고 싶지 않을 만 큰 나는 낮잠을 자고 자고 또 잤다.


그리고 내가 구질구질하게 산다고 생각했다.

그 한 푼이 뭐라고 커피 마실 때마다 아니야, 됐어..라는 말을 한단 말인가.

다 뜯어질 때까지 물건을 쓰고, 가장 싼 옷만 고르면서 어느 날 현타가 왔다.

내가 구질구질하게 사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것인가?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며 자랑스러워하는 건가?

누구보라고? 시댁? 남편?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비싼 네일아트를 했다.

그리고 말은 안 하겠지만 누군가가 말했다. 거기 비싼데, 다른데 1/3 가격으로 하는 데 있어~ 거기가 봐.

말 듣기 싫어서 더 이상 안 갔다.

이러쿵저러쿵 돈을 많이 쓴다느니 뒷말 듣기 싫어서였다.

이민사회는 굉장히 좁기에 누가 어딜 가니, 뭘 하니, 뭘 입니 쓰니 하는 말이 많기 때문에 답답하다.

자유로운 생활 좋아하던 내게는 가끔 감옥 같은 곳


그래서 내가 찾은 자유는 뭐냐고? 셀프케어는 뭐냐고?

"바로 마음의 자유를 찾는 여정을 매일 가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말에 안 휘둘리게,

"소셜미디어에 내 삶을 많이 공유하지 않고,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


무엇을 구매하는 것만이 셀프케어는 아니다.

셀프케어는 내 마음을 돌보는 일이다.

내 마음을 곰곰이 잘 돌아볼 때, 진실로 무엇을 원하는지,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들어준다.

초등, 유치원 아들이 둘인 나이기에 자식이 무엇을 부탁하면 웬만하면 들어주는데

나 자신에게는 유독 박한 날들이 있던 것 같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내 자식처럼 대하자.


오늘 하루는 어땠니?

지금 기분은 어떠니?

이런 일이 있을 때 너는 어때?


나와 가장 오래 있고, 나와 가장 친한 친구는 나니까 내가 돌아봐주는 거다.

홀대하지 말자.

구질구질하게 두지 말자.

마음을 알아주고 어루만지고 나를 배려해 주자.


*소중한 독자님들!

유부(남)녀는 싱글적처럼 살수많은 없더라구요.

제가 찾은 "나를 돌봐주는 방법" 몇가지를 다음편에서 소개할까합니다.

keyword
화, 금 연재
이전 05화30대의 커리어와 가정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