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30억 만든 엄마의 마케팅
디테일을 중요시하던 엄마였다.
8년 전 결혼 한 달 전, 한국을 방문했다.
뉴욕에서 모든 짐을 싸들고 한국에 들러 우리 부모님과 시간을 보낸 후, 파라과이에 이민을 가는 코스였다.
엄마는 그때 나에게 엄마가 가진 모든 소중하고 비싼 물건을 다 주었는데, 남편에게는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을 선물해 주셨다.
엄마가 늘 즐겨 읽고 사업에 썼던 책이었다.
30억의 매출을 올렸던 엄마는 마케팅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셨던 것 같다. 무려 24년 전 이야기다.
첫 번째는 엄마의 "고객관리"였다.
구매한 고객의 이름과 주소, 무엇을 구매했는지, 전화번호, 이메일을 가진 엄마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고급스러운 컬렉션이 나올 때마다 카탈로그를 제작하여 고객의 집에 보내던가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보통 나이대가 조금 있는 그분들과 친분을 쌓기에 이르렀다. 엄마의 솔직하고 상냥한 성격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람 자체가 브랜드인 셈이다.
두 번째는 "방송협찬".
소셜미디어가 없든 그 시설, 대중은 티브이 안에 배우가 바르는 립스틱이 마음에 들면 방송사 게시판에 문의하기까지 하며 알고 싶어 했다. "그 드라마 그 장면에서 바른 그거 뭐냐고."
확실한 PR이었다. 800만 원이 호가하는 가구세트를 엄마는 드라마에 협찬했다. 고급스러운 저택에 어울리는 그 세트를 찾던 고객들은 엄마의 브랜드에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잡지와 신문에 홍보"
엄마는 기자들과의 관계도 돈독했다. 주 타겟층인 주부들이 보는 잡지에 제품을 홍보했고, 신문사에서도 직접 나와 엄마를 인터뷰했다. 할머니는 엄마가 나온 신문을 오려 보관했다. 엄마는 이름을 검색하면 기사가 나온 사람이 되었다. 자꾸만 브랜드 인지력을 높여나가며 브랜드는 성장해 나갔다.
네 번째는 "매장과 쇼룸"
가구 특성상 사람들이 실제로 보고 만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쇼룸을 그 당시 핫했던 일산과 분당에 각각 내어 신도시로 이사를 온 고객들에게 적극 어필했다. 형편이 넉넉하고 자녀를 위해 이사오던 신규 고객들은 고급스럽고 유니크한 가구에 호기심을 느꼈다. 매장을 고급 백화점에도 두세 곳을 넣어 쇼핑 간 김에 매장 들릴까, 하는 고객의 니즈를 채워주었다. 견물생심.. 마음에 든 가구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하며 넘겼던 이 모든 것들이 엄마의 기획력이었다는 게 지금 보면 너무나 멋지고 똑똑하다. 예전에 이미 이런 것들을 보았던 엄마... 도대체 얼마나 공부하고 경험했을까? 성공은 노력하는 자의 품에 안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