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명절 같지 않더라

by 순글

"에이 명절이 명절 느낌이 없냐?"


귓가에 들려오는 한 직장 선배의 투덜거림 한 마디


"뭐 다 그렇죠. 길 막히는 거 말고 특별할 거 있나요."


연말에는 연말 기분이 안 산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던 그 선배. 이번 설이 다가오자 여지없이 한 마디를 내뱉고야 말았다. 사실 명절 시즌에 쉬어본 적이 몇 번 안 되는 것 같다. 대충 생각해 보았을 때 회사를 다닌 이후로는 반절 이상은 회사에 머물러 있지 않았을까.


직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직장 생활 초기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마음도 안 생기는 것 같다. 아마 스스로가 원한다면 쉬는 것이 가능하지만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명절을 기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다음이 아닐까.


굳이 길이 막히고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고속도로 길을 달려야 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이 하나.

굳이 친인척들이 모인 장소에서 나올법한 명절 명대사를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 둘.


물론 명절에 주로 등장한다고 하는 명대사들이 나를 향해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타인을 향하여 쏘아지며 귓가에 들리는 소리도 의식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래도 타인과 비교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 집안에서 명절 명대사를 들어본 적은 손에 꼽힌다고 생각한다.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이라도 이 핑계를 들어 타인에게 연락 한 번쯤은 돌려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나를 어떻게 받아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라도 끈이 닿아있는 것이 인간관계이니까.


photo by Priscila Du Preez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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