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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Jun 09. 2024

딸과 엄마

글감을 준 일상의 이야기

엄마 우리 엄마

엄마의 외롭다는 말 한마디


전화를 끊고 불어버린 라면을 먹는데

눈물이 뚝뚝 


아... 엄마


라면이 목에 넘어가지 않네


오늘 산 체리 한 주먹

달콤한 소보로 빵 한 개

비닐에 후루룩 챙겨


엄마 집으로 나선다


엄마 우리 엄마

사랑하는 우리 엄마


자식들한테 줄 것 다 주고 

이제 껍데기만 남은

짝꿍인 아빠 없이 혼자인 

우리 엄마


엄마가 외롭다니

나는 나는 눈물이 나네


엄마 보러 한 걸음에 달려갈 수 있는 

거리에 살아 다행


엄마

내일 고스톱 재미나게 치세요

5만 원 아쉬워 만 원 더 얹어서 드린

용돈


큰 딸이 준 장미 무늬 바지 입고

주차장까지 와서 배웅하는 우리 엄마


엄마 

사랑해


큰딸 이음 카드 쓴 영수증 꼬박꼬박 모아 

큰딸에게 보이고, 그 금액만큼 현금으로 큰딸에게 돈을 주고 

다시 딸에게 이음 카드 할인만큼 현금 돌려받는다고

이게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자랑하는 엄마

우리 엄마


꼬깃꼬깃 모은 생활비 영수증

추어탕 순댓국 국산콩나물 우유

엄마의 영수증 항목을 보며


웃음과 눈물이 지어진다

언니가 애쓰는구나

역시 큰딸이 최고다

엄마 생활을 살피는 언니

엄마 또랑또랑함 유지할 수 있게

이것저것 시키는 언니


엄마 엄마 우리 엄마

보청기 끼기 싫어서 

화내는 우리 엄마


10개 중 3개를 못 알아듣는다는 우리 엄마

엄마


외로울 땐 오늘처럼 

외롭다고 바로 얘기해 줘요

막내딸이 쪼르륵 달려갈게


사랑하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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