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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Jul 29. 2024

인간의 본성에 대한 동양 사상가의 입장

철학 공부 끄적임

인간의 본성에 대한 동양 사상가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 맹자의 성선설

둘, 순자의 성악설

셋, 고자의 성무선악설


맹자는 인간은 선한 성품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선한 성품은 하늘이 준 것이고, 인간에게 선한 성품이 있다는 증거로 4가지 단서를 제시한다. '사단'이라고 불리는 측은지심, 사양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이 그 단서이다. 하지만 인간은 욕망이나 환경에 의해 악행을 저지를 수 있기에, 선한 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맹자는 말했다. 맹자 입장에서 본성은 변화하고, 교화할 대상이 아니다. 왜냐하면 본성 자체는 선하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고 함양하고, 확충하고 실현해 나갈 것, 그것을 강조한다.


순자는 인간은 이기적이고 악한 성품을 지니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 악한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적으로 선한 것을 일으킬 수 있다고 순자는 보았다. 인위적이고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 인간은 선하게 변화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은 바로 '예'를 통해서이다. 순자는 예를 선왕의 가르침으로 성현들이 제정한 것으로 보는데, 이러한 예를 인간이 배우고 익힘으로써 본성을 변화, 교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고자는 선과 악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보았다. 인간은 식욕과 성욕을 타고나는데 이 둘은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다. 인간 자신의 선택이나 판단, 환경에 인간의 선, 악은 달려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니 인간의 본성은 선도, 악도 아니라는 입장, 이것이 고자의 성무선악설이다.


맹자, 순자, 고자 셋의 공통점은 인간의 본성은 사람마다 동일하다고 본 점이다. 즉, 모든 사람은 다 선한 본성을 갖고 태어났다는 입장, 혹은 모든 사람은 다 악한 본성을 갖고 태어났다는 입장, 또 모든 사람은 선, 악을 본성으로 지니고 태어나지 않았다는 입장. 이렇게 본성의 적용 대상이 인간 개인마다가 아니라 인간 전체로 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성선설이든 성악설이든 성무선악설이든 이 사상가 셋은 모두 도덕적 실천을 위해서는 인위적이고,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는 점이다. 본성이 어찌 됐든, 인간이라며 노력을 통해 자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타고난 도덕성이 있다고 본 맹자와 순자, 타고난 도덕성이 없다고 본 고자.


고자와 맹자의 재미난 말싸움을 잠시 보자.


고자가 말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고여서 맴도는 물과 같아서 동쪽으로 트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트면 서쪽으로 흐른다. 인간의 본성을 선함과 선하지 않음으로 나눌 수 없는 것은 고여서 맴도는 물에 동쪽과 서쪽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다."

맹자가 말하였다.

"물에 동서의 구분은 없지만, 상하의 구분도 없겠는가?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음이 없으며, 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음이 없다."

- <맹자> 중 -


순자의 생각도 잠시 보자.

"나무가 곧아 먹줄에 맞는다 해도 구부려야 바퀴가 되고, 쇠는 숫돌에 갈아야 날카로워진다. 그러니 본성을 변화시켜 인위를 일으켜야 인간은 비로소 선해진다. 사람들이 본성을 그대로 따르게 되면 틀림없이 혼란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노력을 통해 이상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본 순자. 본성을 거스르는 의지적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 순자는, 인간 중심적인 사상가이다. 다른 유학 사상가들은 하늘을 떠받들었다. 공자와 맹자는 하늘을 도덕의 근원으로 이해했다. 인간의 본성도 하늘이 준 것이고, 어진 임금도 하늘이 준 것이고, 뭐든 하늘의 명을 받아 한다는 사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순자는 이를 거부한다. 순자가 보기에 하늘은 지극히 일상적인 '자연 현상'일 뿐이었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잘 사는 것도, 하늘 상관없이 통치자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사람이 바로 순자이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순자의 하늘관이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의지와 절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상가 순자. 이후 중국의 역사에서 유학의 대세는 맹자 사상이 된다. 공자의 사상을 정통으로 잇고 있는 이 순자가 아닌 맹자 보았기 때문인데, 순자가 성악설을 주장했기에 역사에서 밀려난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악할까? 타고난 선, 악이란 없는 걸까?

이 셋과 다른 의견도 가능할 것이다.


인간은 모두 다 똑같이 선하거나, 악하거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선, 악의 정도가 다 다르다. 선에 더 가까운 본성으로 태어난 사람, 악에 더 가까운 본성으로 태어난 사람.

타고난 선, 악의 경향성으로 삶을 살아가며 선과 악의 색채가 짙어진다.


이런 의견 말이다.


오늘은 동양 사상가의 본성론을 살펴보았다.

독자 여러분 각자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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