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첫 만남

안도와 기쁨

by 담담

드디어 출산을 위해 S병원에 입원하였다. 며칠 전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잡은 후로, 더 커질 것이 없어 보였던 배도 더 남산만 해지고 배뭉침도 잦아져서, 제왕절개 예정일 전에 혹여나 진통이 올까 봐 노심초사하며 출산준비를 했다. 그리고 수술 전날 밤, 누군가는 이때 긴장을 많이 한다는데 나는 병실 침대에 누워서야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다. '이제 입원했으니, 무슨 일이 생겨도 병원에서 처치해 주겠지….' 하고 오랜만에 불안감을 내려놓은 채 너를 만날 기대감만 한껏 갖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2023년 12월 12일, 너를 만나는 날이 밝았다. 내 차례가 되자 이송팀 직원이 왔고 너의 아빠와 같이 수술대기실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길에 너의 아빠에게 써놓은 편지(통장 비밀번호들을 적어놓은)를 주고 수술대기실 앞에서 "갔다 올게~."라고 손을 흔들어 보이며 너를 만나러 들어갔다. 수술대기실 안에서는 몇 가지 문진을 했고 잠시 대기한 후 수술실로 이동하였다. 마취과 교수님은 정말 하반신 마취만 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하반신 마취만 하겠다고 했다. 너를 만날 생각에 들뜬 마음이 컸지만, 혹시라도 정말 너에게 큰 문제가 있을까 봐 그럴 경우 바로 알기 위함이었다. 수술대 위에서 마취가 시작되고, 하반신의 감각이 서서히 무뎌졌다. 이후 수술이 시작되었고 교수님의 "아유, 왜 이렇게 커."라는 혼잣말이 들리며, 내 하반신이 크게 흔들거리는 느낌이 났다. 그리고 무언가 쑥 빠지는 느낌이 났는데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너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찰나의 침묵은 내 심장을 쿵 하고 내려앉게 만들었다. '혹시, 혹시나…'라는 불길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 불안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이어 우렁찬 너의 울음소리가 수술실을 가득 채웠다. 나는 안도했고 간호사 선생님이 너를 내게 보여주었다.

어... 반가워...!

나는 너를 보자마자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간의 대동맥 문제로 걱정했던 것들까지 해서 만감이 교차했지만 보는 우선 육안으로 보이는 다른 특이사항은 없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이후 나는 회복실을 거쳐 다시 병실로 올라왔고 산부인과 전공의를 만나게 되었다. 너는 출생 직후 호흡이 약간 어려워 산소호흡기를 달았지만 걱정할 문제는 아니고, 산전에 관찰된 대동맥은 커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큰 특이사항은 없고 추후 경과 관찰을 해보자고 했다.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 안도감이 들었고 너와 함께할 미래를 상상하며 기뻐했다.

그런데 그 기쁨은 오래가진 않았다. 예정되어 있던 2박 3일 입원 일정부터 너와 나에게 문제가 생겨 퇴원이 미뤄지게 됐다.


2023년 12월 12일. 네가 세상에 나온 날.

이 세상에 나온 걸 환영해!

우리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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