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밖을 바라보았다.
모든 풍경이 영화처럼 흘러간다.
건물과 나무,
사람과 불빛,
이름 모를 풍경들이
잠깐씩 내 시야를 스쳐 지나갔다.
그 안에
너와 나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작은 역 벤치에 기대앉아 있는 우리,
햇살이 번진 골목을 손잡고 걷는 우리,
서로 눈 맞추며 웃음 짓고 있는 우리.
마치 아직도 그 장면 속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처럼
나는 그 장면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을 떼지 못했다.
스치는 모든 풍경이
너를 향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은 더듬지 않아도
이따금
이렇게 먼저 찾아온다.
멀어진 건 시간인데
내 마음은 아직도
그때의 속도로
너를 따라가고 있었다.